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지적했던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소됐으니 1~2년 안에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3일 인터뷰에서 공매도뿐만 아니라 파생상품 시장 및 서울 외환시장 야간 거래 등 그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의 발목을 잡아왔던 여타 제도들이 상당 부분 개선된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 이사장은 “기관투자가들은 보통 헤지(위험 분산)를 위해 주식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 시장에도 함께 투자하기 때문에 야간 거래 개장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 증시는 지난해 6월 MSCI의 시장성 평가에서 18개 항목 중 7개 항목에서 ‘마이너스(개선 필요)’를 받았다. 특히 MSCI는 공매도 금지 조치와 함께 외환시장 자유화, 영문 공시, 배당 절차 등을 개선이 필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 중 영문 공시와 배당 절차는 금융 당국과 거래소의 노력으로 상당 부분 진전이 이뤄진 상태다.
6월부터는 코스피200선물 등 파생상품 10종에 대한 야간 거래(오후 6시~익일 오전 6시)가 도입된다. 정 이사장은 개장 초기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다음 달 호주와 싱가포르를 방문해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세계거래소연맹(WFE)과 튀르키예 이스탄불거래소(BIST) 방문에 이어 올해 세 번째 ‘해외 세일즈’ 행보다. 아울러 정 이사장은 올 하반기 지수사용권 개방을 통해 한국물 지수 파생상품의 해외 상장을 허용하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뉴욕증권거래소도 그렇고 24시간 거래 체계가 글로벌 트렌드”라며 “선물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현물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낮 시간에 한국 시장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 제한된 거래 수요를 풀겠다는 취지다. 이는 선물과 현물의 연계 거래를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소는 현재 야간 거래를 위한 시스템 개발과 회원사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다. 실제 거래 환경에서의 시스템 점검을 위해 이달부터 5월까지 모의 시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 시장, 신흥 시장, 프런티어 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기준은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자금 규모 결정에 활용돼 국가 자본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만약 올해 6월 관찰대상국에 든다면 1년간의 평가를 거쳐 2027년 6월 편입이 이뤄지게 된다. 한국은 1992년부터 신흥 시장에 편입돼오다 2008년 선진국으로 승격 가능한 관찰대상국에 올랐으나 2014년 제외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