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자회사 심폐소생... '바이버'에 연속 투자 [지금 두나무는①]

2024-09-26

[편집자 주] '블록체인 업계 공룡' 두나무가 심상찮다. 두나무는 한때 연 순이익만 2조원을 돌파했고, 2022년에는 가상자산업계에서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진입했다. 그러나 시장에 닥친 크립토윈터(시장침체기)로 부침이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거래소 점유율 70% 수준을 지키고 있고, 매출은 나날이 회복세지만 업비트 실적 편중을 완화할 신사업, 투자성과는 아직 미진하다.

두나무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먹거리는 없는가. <시장경제>는 그동안 두나무가 전개해왔던 사업다각화, 투자 등을 짚어보고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두나무가 자회사 중 최근 가장 관심을 둔 곳은 중고명품시계 플랫폼 '바이버'로 보인다.

바이버는 2021년 6월 두나무의 자회사로 편입된 회사로, 여타 자회사와 달리 실물자산(중고명품시계)을 거래하고 있다. 두나무는 올해 두 차례 바이버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두 회사의 관계자는 끈끈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두나무는 올 5월, 7월 두 차례 유상증자(제3자배정방식)를 통해 총 50억원을 출자했다. 5월 유상증자에서 바이버는 1주당 1333원에 신주 300만750주를 발행했다. 두나무는 이를 통해 바이버 지분 1826만2000만주를 확보해 지분율을 83.92%로 높였다.

또 7월 두 번째 유상증자에서 바이버가 발행한 1주당 1333원에 신주 75만188주를 사들여 두나무는 지분을 84.45%까지 늘렸다. 바이버는 투자액을 추후 사업성장 운영자금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버는 중고명품시계 거래를 온라인으로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판매자가 온라인으로 상품을 등록하면 직접 판매할 수 있거나 바이버가 대신 판매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외에도 압구정 등에 쇼룸을 설치해 오프라인에서도 거래할 수 있다. 또 쇼룸뿐만 아니라 랩스도 있어, 진단·수리를 맡길 수 있다.

지분의 변화는 두나무가 가진 바이버 성장에 대한 기대로도 읽힌다. 두나무투자일임, 람다256 등 주요 자회사가 실적 부진을 못 벗어나는 상황에서 신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인 것이다. 두나무는 이번 유상증자를 포함해 바이버에 최근 3년간 200억원을 투자했다.

다만, 바이버가 당장 두나무 자회사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직 사업초기라 벌어들이는 매출보다 인프라에 투자하는 비용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작년 바이버는 63억원의 손실을 봤다. 매출액은 11억원에 그쳤다.

바이버 관계자는 "매출액 규모가 작게 나타나는 이유는 거래액은 성장하고 있지만 실제 매출로 인식되는 부분은 거래액 중 수취되는 일부 수수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온·오프라인 확장을 진행하고 있고 앱 리뉴얼, 해외거래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버 관계자는 "은행·카드 등 금융사들과도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두나무의 자회사 12곳 중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곳은 두나무앤파트너스(투자관리, 자산운용), 퓨쳐위즈(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공급)다. 반면 람다256(블록체인), 두나무투자일임(자산관리, 자산운용), 코드박스(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공급) 등은 적자를 냈다.

업계에선 두나무의 바이버 투자가 이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또 이들은 바이버의 사업모델이 두나무의 다른 자회사보다 변동성이 적다는 이유로도 성장을 점치는 중이다. 추이에 따라 다른 거래소들의 신사업 투자도 기대할 수 있다.

두 회사의 관계는 앞으로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올 6월 공동으로 경품(명품시계, 바이버포인트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연 바 있다. 바이버 관계자는 이벤트 말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진행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협력은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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