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硏 자외선 차단제 안전성 평가기술 국제표준

2024-10-29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자외선 차단제 안전성 평가기술이 국제표준에 등재됐다.

29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공동 개발한 '나노물질의 급성 광독성(특정 물질이 빛에 쪼였을 때 독성을 유발하는 현상) 시험법'이 나노기술 국제표준(ISO 4962)에 채택됐다고 밝혔다.

자외선 차단 화장품에는 산화아연·이산화타이타늄·이산화규소 등의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굵기 나노물질이 쓰인다. 산화아연과 이산화타이타늄은 자외선을 차단하고, 이산화규소는 화장품의 질감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나노물질은 기존 물질보다 물리적·화학적 특성이 우수하지만 광촉매 활성(물질 사이에 전자를 주고받는 산화 환원 반응의 일종)을 갖고 있어 자외선과 반응하면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

활성산소는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훼손하기 때문에 나노물질의 광독성 반응을 측정·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를 측정하는 표준화된 시험방법은 없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안한 'OECD 432' 방식은 완전히 용해되는 화학물질을 대상으로 한 시험법으로, 불용성인 나노물질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배양한 피부세포에 나노물질을 노출한 뒤 10분 간격으로 자외선을 쪼여 피부세포의 생존율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나노물질의 광독성을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시험법 'ISO 4962'를 개발했다.

국제표준으로 승인됨에 따라 화장품 안전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민범 표준연 책임연구원은 "제조업체는 개발한 제품의 광독성과 부작용을 시험해 개선하고, 시험 기관은 시중에 유통되는 화장품의 인체 유해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연과 미국 NIST는 2014년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 합의에 따라 나노 안전성 분야 측정기술 분야에서 연구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2019년 나노물질의 광촉매 활성 측정법을 국제표준(ISO/TC 229)에 실은 이후 이번에 두 번째 국제표준을 등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윤승훈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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