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병오년 새해를 맞아 종교계 지도자들이 일제히 ‘평화’와 ‘화합’을 주문했다. 그런데 내년 8월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청년대회(WYD)를 두고 벌어진 종교계 갈등이 해를 넘겨서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청년대회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 차원의 준비·지원은 개최지 선정 이후 4년째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특정 종교 행사에 대한 국가 지원 특혜와 정교분리 원칙 위반을 이유로 들어 불교계를 중심으로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세계청년대회 지원을 위한 3건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 신자와 비종교인이 모여 문화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행사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최대 100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95년 필리핀 마닐라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00만 명 이상이 집결했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집전한 폐막 미사에만 5만 명이 모여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서울 대회에는 레오 14세 교황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세계청년대회는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 개최국에 미칠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행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생산 유발 효과 약 11조 3698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조 5908억 원, 고용 유발 효과 2만 4725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관광객 유치, 국가 이미지 제고 등의 간접 효과까지 감안하면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버금가는 세계인의 축제로 규정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별법 제정이 불발될 경우 잼버리 사태처럼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2023년 8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지원을 위해 개최지 선정 1년여 만인 2018년 12월 특별법을 제정해 1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부지 선정부터 시설·안전 미흡, 책임 회피, 소통 부재 등 총체적 부실로 파행을 겪었다. 잼버리와 비슷한 시기인 여름철에 치러질 세계청년대회 역시 폭염과 장마·태풍 등 기상이변에 대응해야 하고, 숙박 문제 등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국제 행사를 잘 치러내 국격을 높이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종교를 초월한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