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 부부가 이혼설에 휘말렸다. 영국 출신의 부인 아스마 알아사드가 모스크바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나툴루 통신에 따르면 아스마는 모스크바 생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러시아 법원에 이혼을 청구했다. 특히 그는 백혈병 치료를 위해 영국 런던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마는 현재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 그는 2018년 유방암 판정을 받고 치료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지난 5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에 영국에서의 치료를 원하고 있으나, 영국 정부는 그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의회에서 "아스마는 제재 대상자로 영국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아사드 가문의 어떤 구성원도 영국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아사드 전 대통령 가족은 러시아에서 엄격한 감시 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매체들은 아사드가 270kg의 금과 20억 달러의 현금, 모스크바 부동산 등 막대한 재산을 러시아 당국에 의해 동결당했다고 보도했다.
1975년 런던에서 태어난 아스마는 2000년 시리아로 이주해 같은 해 아사드와 결혼했다. 영부인 시절 그는 서방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2002년 엘리자베스 여왕을 알현하고, 2009년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다마스쿠스로 초청하는 등 친서방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면서 아스마의 위상도 급변했다. 2020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으로부터 "시리아 최악의 전쟁 수익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혼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아사드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반군의 다마스쿠스 점령으로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망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