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양" 외친 中…위안화 가치 14개월 만에 최고

2025-12-19

중국 위안화의 강세가 이어지며 달러 대비 가치가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중국 정부가 내년 최우선 정책 과제로 ‘내수 진작’을 제시하면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위안화 강세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론’에 힘이 실리면서 내년에 위안화 약세의 심리적 저항선인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 초과)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전일 대비 0.0033위안 낮춘(절상) 7.055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 2024년 10월 9일(1달러=7.0568위안)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은 연초 이후 달러당 7.17~7.18위안대 환율을 유지해오다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4월 들어 7.2위안대까지 상승했다. 이후 수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미국과의 무역협상으로 인해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휴전이 이어지며 점차 위안화는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 시점 기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연초 이후 3.8% 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이런 추세대로면 위안화가 포치를 넘어 달러당 6위안대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이는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포치를 용인하며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미국의 관세 부과를 상쇄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 같은 상황에 중국 내부에선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와 소비 중심으로 경제 우선순위를 두면서 위안화 가치 상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류스진은 이달 베이징에서 향후 5년간 중국의 대외무역 전략에 중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는게 위안화 국제화와 소비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은행 통계·분석국장을 지낸 성쑹청도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콘퍼런스 연설에서 “‘구매력 평가(PPP)’ 기준으로 볼 때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1대 7일 리가 없다"며 “이는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으며 추가 절상 여지가 크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프랑스, 멕시코 등도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무역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무역 갈등을 완화하려면 위안화 가치 상승을 위해 당국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정책적인 지원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 정책이 더해져 위안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12개월 내 달러당 6.85위안까지 가치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고 도이치방크는 내년 말 6.70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내년 말 달러당 6.8위안까지 강세를 예상했다. 문제는 위안화 절상이 무역 갈등은 완화시킬 수 있지만 소비 회복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수출 성장만 둔화시켜 오히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강세에 나서더라도 금융시장 충격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급격한 절상보다는 통제된 방식의 점진적 조정을 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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