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략범죄 단죄”···젤렌스키·유럽, 특별재판소 설립 협정

2025-06-26

우크라이나와 유럽평의회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략과 관련된 러시아 고위 인사들을 처벌하기 위한 특별재판소 설립에 합의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평의회 본부에서 우크라이나 침략 범죄에 대해 러시아의 책임을 묻기 위한 특별재판소 설립을 추진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특별재판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범죄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지도부에 대한 수사 및 기소 재판 권한을 갖게 된다. 유럽평의회는 특별재판소가 설립되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사법적 한계에 따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CC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벌어진 민간인 납치 등 범죄 혐의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지만, 러시아가 ICC 협약에서 탈퇴해 우크라이나 침략 행위 자체에 대해선 기소할 관할권이 없다. ICC가 관할권을 가지려면 전쟁 범죄에 연루된 국가가 ‘ICC 설립을 위한 로마 협약’ 당사국이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인 2022년 4월 러시아군이 철수한 자국 도시 부차에서 민간인 시신 수백 구가 무더기로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ICC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특별재판소 신설을 서방에 요청해왔다. 유럽평의회는 지난 5월 특별재판소 설립안을 처음 발표했다.

알랭 베르세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은 “특별재판소 설립을 위한 다음 단계는 최대한 많은 국가가 참여·지원하고, 재판소를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협정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며 “국제법은 예외나 이중잣대 없이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평의회 추진으로 특별재판소가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프랑스24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정에 서명한 뒤 “침략 행위에는 처벌이 뒤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유럽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정의 실현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이뤄질 것이며, 러시아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전임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특별재판소 설립 준비를 위한 국제회의에 10여 차례 참여했으나, 트럼프 정부 들어서는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