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푸틴 연하장만 별도 보도
시진핑은 각국 묶어 소개
중국 내 '한중관계' 개선 기대감
다이빙 대사, SNS 적극 행보
북한이 연일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서서히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반면 한중 관계는 개선의 조짐을 보이며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각국 국가수반 등이 보내온 연하장을 소개했다. 이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하장은 독립적으로 내용이 상세 공개됐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하장은 베트남·몽골·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벨라루스 대통령 등 다른 국가 지도자들과 함께 간략히 묶여 보도됐다.
또한 지난해 75주년이었던 '북·중 친선의 해'는 폐막식 등 별도 행사도 없이 조용히 마무리됐다. 앞서 지난해 4월 만해 평양에서 열린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파견된 공식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우의를 과시했었다. 이 시점만 해도 북한과 중국 사이의 인적 교류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개막식 후 고위급 교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북러 간 밀월이 깊어질 수록 중국과의 관계는 소원해질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중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중 관계 악화의 여파는 무역 및 노동 교류에서도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북중 무역의 중심지였던 중국 단둥에서 철수한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로 파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북러 경제적·군사적 협력이 더욱 긴밀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한중 관계는 서서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내부에서도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정치·경제·문화 교류를 확대하길 희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부임한 다이빙(戴兵) 신임 주한 중국 대사의 행보는 이를 뒷받침한다. 다이빙 대사는 지난 달 30일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자신의 SNS에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항공기 사고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대사관 동료들을 대표해 유가족들과 부상자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대한민국과 함께 할 것"이라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