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성과낸 삼성전기, 유리기판 승부수도 띄운다

2025-04-17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최근 중국 전기차 기업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 물량을 대폭 늘리는 성과를 냈던 삼성전기가 올해 상반기 중 유리기판 기술·개발과 원활한 생산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축을 완료하고시제품 생산에 돌입한다. 미래먹거리로 선점한 사업인 만큼 빠른 상용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공급사 및 기술 협력사와 컨소시엄을 만드는 등 생태계 구축에 한창이다. 시장에선 켐트로닉스, 솔브레인, 독일의 LPKF 등이 유력 협력사로 거론되고 있다.

협력사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개발 관련 업체들과 지속해서 접촉하며 사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난도 높은 기술 공정이 수 십개인 유리기판 특성상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상반기 내 시제품 생산이 예정된 만큼 세종사업장에 필요한 설비 반입에 대한 검토도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일부 직접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유리기판 생산을 한다고 하더라도 공정 단계가 수 십개로 많으며, 단계별 공정에 대한 역량이 뛰어난 회사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컨소시엄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세대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리기판은 플라스틱 기판보다 고순도, 평탄도, 내열성, 화학적 안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능이 우수하다. 세밀한 회로 형성이 가능하고 열과 휘어짐에 강해 인공지능(AI) 등 고성능 반도체에 적합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인텔과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유리기판을 눈여겨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올해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몇 곳의 인공지능(AI)·서버 고객에 대해 샘플링할 것"이라며 "2분기부터 세종사업장 파일럿 라인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유리기판, 균열 없는 유리 가공이 '관건'

유리기판 개발과 생산에서 가장 큰 관문은 미세한 균열 하나 없이 유리를 세밀하게 가공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유리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편차 없는 촘촘한 미세 회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유리관통전극(TGV) 기술이라고 부른다.

통상적으로 TGV는 레이저로 작은 홈을 새기고, 이후 식각 공정(에칭)으로 필요한 크기와 모양의 구멍을 깎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리기판 첫 공정도 TGV 공정과 기초 회로층을 증착하는 PVD 공정으로 시작되는데, 해당 기술의 성숙도에 따라 회사가 생산하는 유리기판의 성능과 품질을 결정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기술력에서 앞서있는 회사가 독일 LPKF다.

삼성전기도 지난해 '국제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KPCA 쇼 2024)'에서 이 같은 TGV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경쟁사 대비 자체 TGV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인 만큼 향후 시장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난도 기술을 토대로 안정적인 양산이 가능하다면, 시장 규모는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업게는 내다보고 있다. 단 유리기판은 반도체에 들어가는 부품인 만큼 반도체 기업의 수요에 따라 시장 규모는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시제품도 나와있지 않은 상황이며, 제품 양산이 본격화하는 2027년 이후 대중화 정도에 따라 시장 전망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서버 수요 증가와 맞물려 유리기판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국내 기업 중에선 SKC, LG이노텍 등이 유리 기판 상용화를 위한 과정에 있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개발에 나섰다. 앱솔릭스는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준공하고 연내 시제품 양산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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