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배출량은 최고치 향하지만… 35개국은 감축 전환 가속

2025-11-17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5년에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소 35개국은 지난 10년 동안 화석연료 배출을 유의미하게 줄이며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탄소 예산 2025(Global Carbon Budget 2025)’에 따르면 세계 배출 증가세 속에서도 일부 국가에서 탈탄소화가 분명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화석연료 CO₂ 배출량은 381억 톤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천연가스(+1.3%), 석유(+1.0%), 석탄(+0.8%)이 모두 증가세를 기록하며 배출 확대에 기여했다.

국가별 배출 증감은 크게 엇갈렸다. 중국은 세계 배출의 32%를 차지하지만, 올해 증가율은 0.4%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는 1.4% 증가가 예상되지만 이 역시 과거 추세보다 낮다. 반면 미국은 혹한 영향, LNG 수출 확대로 인해 1.9%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연합(EU)도 기상이변으로 수력·풍력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0.4% 증가가 예측됐다.

또한 보고서는 긍정적 변화로 토지 이용 변화 부문 배출 감소를 꼽았다. 2025년 순 배출량은 41억 톤으로, 지난 10년 평균(50억 톤)보다 낮아졌다. 다만 브라질·인도네시아·콩고민주공화국이 전체 순 배출의 57%를 차지하며 여전히 산림전용이 가장 큰 탄소 배출원으로 남아 있다.

해양과 육상 생태계는 인간이 배출한 CO₂의 절반가량을 흡수하는 핵심 완충장치이지만, 연구진은 이 흡수 능력이 지난 10여 년간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양 흡수원은 2016년 이후 기후 변동성과 해양 열파의 영향으로 증가 정체를 보였다. 육상 흡수원은 2024년 엘니뇨로 크게 감소했다가 2025년에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기 CO₂ 농도는 흡수 능력 약화 영향으로 2025년 425ppm을 넘어설 전망이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자연 흡수원의 잠재력을 점차 약화시키며 대기에 잔류하는 CO₂ 양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화석연료 배출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축하면서 경제 성장을 지속한 국가가 최소 35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독일, 뉴질랜드, 영국, 호주 등이 대표적이며, 중국도 재생에너지 확대로 배출 증가 속도를 대폭 낮춘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국가별 감축 노력의 깊이와 속도는 다르지만,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자체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COP30을 앞두고 여러 국가가 2035년까지의 새로운 감축 목표(NDC)를 상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책이 유지될 경우 2100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2.8°C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파리협정 목표(‘2°C 이하’ 또는 ‘1.5°C 제한’)와는 여전히 큰 차이가 남아 있다. 남은 탄소 예산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감축 속도로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향후 10년이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탄소 예산 2025’는 전 세계 배출량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의 탄소 성적표를 “부족하다”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자연 흡수원의 회복은 고무적이지만 기후 충격에 취약하다”며 “탄소 배출의 결정적 감소가 시작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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