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부터 설계까지… 한국 디자인, 중국 제조 중심에 서다

2025-11-02

“중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국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달 19일 중국 최대 무역 전시회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캔톤페어)’가 열린 광둥성 광저우 중국 수출입 박람회장. 메인 행사장 복도에는 각각의 디자인 부스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해외 제조업체 관계자와 바이어들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가 마련한 한국디자인관 부스를 찾아 디자인 기업들의 포트폴리오를 유심히 살폈다. 한국 디자인 업체와 협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중국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한국 디자인이 세련됐다는 인식이 있다”며 한국 디자인 업체와 협업을 진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부 바이어는 “이 제품은 어떤 방식으로 협업이 진행됐나”라며 부스 안으로 들어가 직접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선호를 넘어 기업 전략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디자인을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니라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필수적 요소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디자인관 참여 기업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형만 다듬어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이제는 설계 단계부터 사용자 경험을 반영해달라는 요구가 뚜렷하다”며 “특히 테크산업이 발전하며 디자인의 영역이 훨씬 광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 강국인 중국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다.

KIDP는 지난달 15~19일 광저우에서 열린 제138회 캔톤페어 1기에 ‘디자인 시장개척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별 투자설명회와 바이어 상담, 현지 네트워킹까지 연계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올해는 그래피디자인·디자인바이·디파트너스·바이러스디자인·BKID·세컨드화이트·셀센코리아·유투디자인·인텐시브·파운드파운디드 등 국내 디자인 전문기업 10곳이 참여했다. KIDP는 2013년부터 한국디자인관을 통해 캔톤페어에 참가해왔으며 재작년부터는 단순 전시를 넘어 실질적 수출·계약 지원 중심의 시장개척단 방식으로 방식을 전환했다.

KIDP가 운영하는 한국디자인관의 상담 실적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첫 시장개척단 운영 당시 상담 건수는 146건, 약 33억 원 규모였으나 올해는 291건, 약 95억 원으로 상담 금액은 세 배 가까이 확대됐다. 상담 분야 역시 제품 디자인에서 UX·브랜딩·CMF(Color·Material·Finish)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올해 시장개척단에 참여한 기업들은 중국 현지 스마트기기·자동차 제조사 등과 디자인 프로젝트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KIDP는 16일 한국 디자인 기업에 관심이 있는 중국 제조업체 관계자를 초청해 자체 비즈니스 상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KIDP는 전시 종료 후에도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후속 미팅·계약 관리를 비롯해 현지 법률·지식재산권 자문과 수출 교육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윤상흠 KIDP 원장은 “KIDP는 디자인 전문기업의 해외 시장개척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오고 있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디자인 기업들이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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