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 임박…서울 아파트 매수세 '막차 심리' 확산
민주당 집권, 기대감 확산…노도강·금관구 중저가 지역 거래도 늘어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3단계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출 한도가 줄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하는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증가한 바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민주당이 집권 여당 지위를 회복하면서 문재인 정권 때와 비슷하게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도 매수심리를 자극하는 부분이다.

◆ 대출 규제 강화 임박…서울 아파트 매수세 '막차 심리' 확산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남은 기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을 위주로 집중적인 매수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한층 강화된다. 지난해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에 이어 올해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시행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주택 구매를 계획 중인 실수요자들은 규제 시행에 앞서 내 집 마련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 심사 시 차주의 상환 능력을 보다 엄격히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기존 DSR에 추가 금리인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1단계 시행 당시에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0.38%포인트(p)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됐고 지난해 9월 2단계로 접어들면서 0.75%p로 상향됐다. 다음달 3단계 규제가 시행될 경우 스트레스 금리는 1.5%p로 확대된다.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적용할 경우 연봉 1억원의 수요자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분할상환)을 받을 경우 지금까지는 최대 5억56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2단계 적용시 6억 400만원에서 5000만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요자들이 대출 금액 감소 이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635건이다.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이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8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해 거래가 폭증하며 1만 231건을 기록한 이후 4월 거래량이 5405건으로 급감했지만 규제 강화 이전에 거래가 다시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전에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큰 폭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235건으로 전월(7939건) 보다 1300건 가량 늘었다. 장마철과 여름 휴가 시즌으로 비수기로 꼽히는 8월에도 6538건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대출 규제가 시행된 9월에는 3182건으로 거래가 크게 줄었다.
◆ 민주당 집권, 기대감 확산…노도강·금관구 중저가 지역 거래도 늘어
특히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여당 지위를 회복한 점 역시 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 출범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됨과 동시에 민주당 집권시 마다 집값이 급등하던 학습효과가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문재인 정권에서도 집값 급등에 수요자들이 매수에 뛰어들며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특히 강남3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같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 보단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의 거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중 서강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되면 고가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수요보단 서민들이 받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면서 "아무래도 소규모 주택이나 서울 외곽지역 위주로 수요가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금관구(금천구·관악구·구로구) 가운데 4곳에서 전달보다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구가 265건에서 629건으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관악구(181건 → 201건), 노원구(404건 → 478건), 강북구(100건 → 108건)도 거래량이 많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실수요자들이 막차 심리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면서 "특히 대출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계층일수록 규제 전 주택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교체로 인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당분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