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주사 제형 면역항암제 허가 줄이어…시장판도 바꿀까

2025-01-03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PD-1 계열 면역항암제 옵디보가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새롭게 허가받았다.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센트릭’에 이어 두 번째다.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이 투여에 30분~1시간이 걸렸다면 SC제형은 3~5분 만에 투여가 가능하다. 특허 만료를 앞둔 의약품에 대해서 SC제형이 개발되면 특허를 연장할 수 있어 제약사의 수익 안정화 전략으로도 활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BMS의 면역관문억제제인 옵디보가 피하주사 제형 큐반티그로 지난해 12월 2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취득했다. 옵디보는 2015년 10월 FDA 승인을 받은 PD-1 면역관문억제제로, 신체 자체의 면역 체계를 활용해 항종양 면역 반응 회복을 돕는다. BMS는 약물전달 기술 개발기업인 미국 기업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와 협업해 SC제형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승인으로 옵디포 큐반티그는 최초이자 유일한 PD-1 억제제 피하주사가 됐다.

이번 승인은 진행성 신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의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임상에서 옵디보 피하주사는 정맥주사 대비 약동학에서 비열등성을 보였으며, 전체 반응률(ORR)과 안전성도 유사했다. 전체 반응률의 경우 옵디보 피하주사 투여군 24%, 옵디보 정맥주사 투여군 18%로 나타났다.

피하 투여는 환자와 의료 제공자 모두에게 치료 장소에 대한 유연성을 제공하며, 치료 준비와 투여에 필요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정맥주사 방식의 옵디보는 한 번 투여에 약 30분이 소요됐으나, 큐반티그 제형은 투여 시간이 단 3~5분으로 줄어들었다. BMS는 이번 피하 제형 출시로 기존 옵디보 환자의 약 30~40%가 새로운 제형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면역관문억제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의료진의 치료 관행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항암제는 통상 병원에서 투여를 받는 만큼 SC제형의 효용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있는데, 환자들 중에는 정맥주사를 놓지 못할 정도로 혈관이 약해진 사람들이 많다”며 “SC제형은 환자와 의료진의 투여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 정맥주사를 SC제형으로 변경해 특허절벽에 따른 매출방어에 나서고 있다.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제형 임상도 최근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형암 대상 키트루다 SC제형에 대한 허가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MSD는 키트루다 SC제형에 대해 국내 바이오텍 알테오젠과 협업하고 있다.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센트릭’ SC제형은 이미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면역항암제 ‘GI-102’ SC제형 개발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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