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국민 음료처럼 여겨졌던 대표 청량음료 탄산의 소비가 최근 몇 년 사이 뚜렷하게 줄고 있다. 세계적으로 2000년과 비교해 현재 탄산음료 소비량이 약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왜 탄산을 끊기 시작했을까? 그리고 정말 건강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까?
미국 UCLA 메디컬센터 영양사 다나 헌스 교수는 “탄산음료는 건강에 도움되지 않는 칼로리를 다량 포함하고 있어, 다른 건강한 식품 섭취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코카콜라 591ml 한 병에는 240칼로리, 설탕은 65g에 달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성인이 하루에 섭취해야 할 당류 권장량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과도한 당 섭취는 체중 증가뿐 아니라, 내장지방 축적, 당뇨, 심혈관 질환,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물로 바꾸자 삶이 달라졌어요”
야후라이프에서 소개한 한 미국인의 사례다. 미나 그레이스 워드는 하루에 탄산을 6캔 넘게 마시던 사람이었다. 출근길에는 콜라로 하루를 시작했고, 사무실 냉장고엔 늘 탄산이 가득했다. 그러던 중 그레이브스병이라는 자가면역 질환 진단을 받고 나서야 음료 습관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식습관을 전면적으로 바꾸면서 병세는 호전됐고, 현재는 완전한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도 대부분의 음료를 생수로 대체하며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건강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3개월 만에 체중 2kg 감량”
마케팅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테리 웰스는 2020년 팬데믹을 계기로 탄산을 끊었다. 집에서 일하며 체중이 늘자 건강에 위기의식을 느꼈던 것. 그는 스프라이트나 오렌지 크러시를 하루 두 캔씩 마셨지만, 이후 물과 스무디, 차로 대체하면서 약 3개월 만에 5파운드(약 2.2kg)를 감량했다. 가끔 탄산이 그리울 땐 직접 만든 탄산수에 레몬과 라임즙을 넣어 즐긴다고 한다. 그는 “입이 심심할 때는 차나 과일 음료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고 전했다.
끊고 나니 오후에 오던 두통과 소화불량이 사라졌고, 아침에도 훨씬 개운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탄산을 끊은 후’ 일어난 변화에 대한 ‘간증글’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탄산을 끊을 필요는 없지만, 습관적으로 마시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탄산을 매일 마시면 혈당이 급등락하면서 피로와 당 갈망이 반복되기 때문. 이는 장기적으로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도 높인다. 대신 무가당 탄산수나 아이스티 등으로 대체하거나, 가끔 즐기는 ‘디저트’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탄산음료를 줄이면 체중 감소, 에너지 향상, 소화 개선 등 다양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완전히 끊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먼저 하루 한 캔 줄이기부터 실천해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음료 습관, 지금이 바꿀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