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료현장 디지털전환 속도 붙이길

2025-06-19

정부가 전국 국공립대학 병원 10곳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 도입·활용 수준을 꼼꼼히 살펴보는 정밀 실태조사에 나선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해도 벌써해야 했을 조사를 벌이는 만큼, 이번 평가를 거쳐 연말쯤에는 적어도 국가가 운영하는 병원부터라도 디지털 고도화를 향해 한발 더 전진하는 로드맵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사실, 우리나라 병원은 최고의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의료서비스 만큼은 의료 실력이나 기술을 뒷받침한다고 보기 민망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때 확인했듯 의료인이 봉사와 희생 정신은 높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도와줄 의료시스템이나 디지털 기반은 확보하지 못하거나, 못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전국 조사에선 소위 전산화 척도를 뜻하는 병원 IT인프라 뿐 아니라 병원 운영, 환자 안전, 의료 경험 등 심층적인 디지털 척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평가 결과치도 세계적인 의료 척도로 쓰이고 있는 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 '디지털헬스지표(DHI)'를 적용한다.

평가 대상이 되는 10개 병원은 지방에 소재했지만, 상급병원들로서 국민 의료서비스의 최전선에 있는 병원들이라 할 수 있다. 여기가 얼마나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되고, 환자경험이 이르는 것까지 디지털화된 지수로 평가된다면 역시 디지털 개선을 통해 의료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찾아질 것이다.

또한 이를 시작으로 지역 병·의원까지 확산시킬 수 있는 디지털전환 모델이 찾아진다면 그 방안의 적용속도나 활용 수준이 빨라질 것이다. 그만큼 국민들이 각급 병원에서 받는 의료서비스의 질과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인 개념으로라도 디지털은 해당 업무나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너무도 의료 인력중심에 의존해왔던 우리나라 의료현장도 이제 디지털전환의 물꼬를 받아들일때가 됐다. 그래야만 의료인들 스스로의 혹사 문제나 인원 문제 등의 갈등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의료서비스까지 좋아질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아닌가.

이번 만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조사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실태 조사를 통해 확인된 우리나라 국공립 대학병원의 디지털 수준을 명확히 하는 것만으로도 값진 수확일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가 디지털 헬스케어 선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닦는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