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가면 대학 못간다? 편견일 뿐” [심층기획-협약형 특성화고를 가다]

2024-10-16

서울시설공단 다니며 대학도 진학

“재직자 전형 등 오히려 기회 많아”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는 개인 성장은 물론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존재다. 학생들에겐 다양한 적성을 살린 진로선택 기회를 보장해 주고, 청년층의 조기 입직 기회를 늘려 국가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유럽 등 선진국의 직업계고 진학 비율이 높은 이유다.

한국은 특성화고에 대한 편견이 있어 진학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졸업생들은 이런 걱정은 ‘기우’일 뿐이라고 말한다.

특성화고 졸업생인 김준호(26·사진)씨는 1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특성화고에서 배운 기술들이 실제 업무에 큰 도움이 됐고, 대학에도 진학했다”며 “진학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특성화고인 정석항공과학고를 졸업한 김씨는 현재 서울시설공단에서 기계설비유지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학교까지 통학에 왕복 4시간이 걸렸지만, 입학을 후회한 적은 없다. 김씨는 “항공 쪽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 꼭 항공 쪽이 아니어도 현장 활용도 높은 기술을 배우고 싶은 생각으로 학교를 선택했다”고 회상했다.

항공정비과에서 기계·전기기술을 배운 김씨는 고3이었던 2016년 서울시설공단에 취업이 확정됐다. 고교에서 실습 등을 통해 배운 기술은 실제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씨는 “학교 실습시간에 기계 설비, 배관 등을 많이 다뤘는데 실제 업무에서도 그때 배운 기술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직장에 다니며 대학에 진학한 ‘후진학’ 당사자이기도 하다. 2021년 서울과기대 건설환경융합공학과에 입학해 3년 만에 조기졸업을 했다. 김씨는 “업무에 건축, 기계 부분이 섞여 있어 건축 쪽을 더 공부하고 싶어서 진학했고, 복수전공으로 기계도 공부했다”며 “늦은 나이에 들어갔지만 학생회 활동도 하면서 열심히 다녔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배운 것과 실무경험을 활용해 최연소로 기술사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그는 “특성화고는 대학에 가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지만 서울 주요 대학에 재직자 전형이 많아 오히려 대학 진학이 더 수월할 수 있다. 관련 장학금도 많다”며 “예전엔 공업고 등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았으나 요즘 일반고와 특성화고는 배우는 과목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성화고도 충분히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고 원하는 곳이 있다면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세계일보·한국장학재단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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