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에 기대 오나라의 가락을 듣고, 태호(太湖)를 마주해 물결이 이는 것을 보는 곳. 창장 남쪽의 우시는 예로부터 강남(江南) 문맥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최근 이곳에서 '문맥의 계승과 중국식 현대화'를 핵심 주제로 하는 '제4회 강남 문맥 포럼'이 막을 내렸다. 행사에는 중국 국내외 문화, 경제,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개막식에서는 정융녠(鄭永年), 양궈룽(楊國榮), 로디오노프, 황융(黃勇), 훙인싱(洪銀興), 판화핑(樊和平) 등 저명 학자들이 포럼 주제를 중심으로 주요 견해를 공유하며 강남 문맥의 계승에 이론적 참고 자료를 제공했다. 고위급 대화, 병행 포럼 등 여러 형식을 통해 전문가와 학자들은 강남의 물줄기와 먹(墨)의 흔적을 따라 문맥의 시대적 가치를 깊이 파헤치고,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위한 사상적 교량을 마련했다. 이러한 논의는 강남 문화의 맥락을 우청(錫城, 우시의 별칭)에서 더욱 명확히하고,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계기가 됐다.

동림서원(東林書院)의 학술 토론 속에서 탄생한 '경세치용(經世致用,세상을 다스리는데 실질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학문
)'의 전통은 강남 실학(實學)의 정수로 불린다. '강남 실학과 중국식 현대화' 대화에서 주칭바오(朱慶葆) 난징대학교 역사학원 교수는 "강남의 번영은 경제와 문화의 공생에 있다"고 밝히며, 실학 전통이 강남 경제에 인재와 지적 보장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쑨징하오(孫競昊) 저장대 역사학원 교수는 '자유'가 강남 문화의 정신적 골격임을 지적했다. 저우췬(周群) 난징대 교수는 더욱이 "경세는 학술을 근본으로 해야 한다"며, 학문이 올바라야 마음가짐이 올바르고 정사(政事)가 올바를 수 있음을 강조하며 강남 실학의 실무적인 기조를 이어갔다.
운하의 물은 상선뿐만 아니라 문명도 싣고 날랐으며, 강남의 개방적 포용성은 언제나 발전을 추진하는 비결이었다. '강남 문맥과 인문 경제' 대화에서 왕전(王振) 상하이 사회과학원 전 부원장은 창장 삼각주 일체화의 문화적 우위를 분석했다. 그는 개방적 포용성, 문화를 숭상하고 교육을 중시하는 태도, 법규 준수와 신의를 지키는 정신에 더해 '대국관'과 '지방관'의 균형이 창장 삼각주를 중국식 현대화의 표본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런핑(任平) 장쑤사범대학교 전 총장, 뤄웨이둥(羅衛東) 저장대 도시학원 전 총장은 각각 우장(吳江)과 항저우의 사례를 들어 '문(文)으로 도시를 건설하고, 산업을 일으키며, 사람을 교화하는' 강남의 전통을 입증하며 수천 년 동안 경제와 문화의 융합은 강남 발전의 핵심 경로임을 역설했다.

쑤저우 정원의 절경에서부터 곤곡(昆曲)의 여운까지…강남 문맥은 항상 디테일 속에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강남 문맥과 중화 문명의 두드러진 특성' 대화에서 후샤오밍(胡曉明) 화둥사범대 교수는 미학적 관점에서 강남 문맥의 '굳세면서도 온화하고, 깊이 있으면서도 빼어난' 특성이 지방적 지식에서 보편적 문명으로 승화하는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판진민(範金民) 난징대 교수는 혁신 정신과 장인 정신의 융합, 인문과 경제의 쌍방향 활성화가 강남의 명품 브랜드와 문화적 번영을 낳았다고 평가했다. 학자들은 휘상(徽商)의 상호작용과 문화 흐름의 관점에서 강남 문맥의 포용성을 입증했으며, 고고학적 발견을 증거로 강남이 벼농사에서 해상 실크로드로 이어지는 문맥의 연속성을 더욱 명확하게 짚었다.
강남의 풍류는 시와 그림에만 국한되지 않고, 문화, 경제, 과학 혁신, 생태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있다. 포럼에서 마련된 '인문 강남', '경세 강남', '스마트 제조 강남', '시적 강남', '클라우드 강남' 등의 병행 분과 포럼들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차원에서 강남 문맥의 현대적 가치를 발굴할 수 있도록 했다.
누렇게 바랜 고서에서부터 새로운 서적에 이르기까지, 강남의 문맥은 항상 책장 사이에서 대대로 전해져 왔다. 이번 포럼에서는 '장쑤 문맥 정리 연구 및 확산 프로젝트'의 중요 성과 발표도 있었다. 약 3000권의《장쑤 문고》를 문헌·지방지·사료·정수·연구·서목편의 6편으로 나누어 편집해 출판하는 프로젝트는 장쑤성 전체의 문화 전략 사업이다. 이를 통해 고금의 문헌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명사의 명작을 재현하며, 중화 우수 전통 문화의 창조적 전환과 혁신적 발전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16년 착수 이래 《장쑤 문고》는 누적 약 1800권이 출판됐다. 이번 포럼에서 발표된 6차 및 7차 성과는 585권에 달하여 강남 문맥의 계승과 연구를 위한 견고한 문헌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태호의 바람이 포럼의 여운을 스치고, 운하의 물결이 문맥의 새로운 빛을 비출 때, '제4회 강남 문맥 포럼'의 폐막은 대화의 종점이 아니라 강남 문화와 현대화가 융합하는 새로운 시작점이라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의 통찰력 있는 견해에서부터 분과 포럼의 심도 있는 탐색, 실학 전통의 발굴에서부터 디지털 스마트 기술의 응용에 이르기까지, 강남 문맥은 '온화하면서도 강인한' 자세로 창장 삼각주의 더 높은 수준의 일체화 발전과 중국식 현대화 건설에 문화의 힘과 온기를 끊임없이 불어넣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