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영역 없이 다양한 영역 넘나드는 디지털미디어국
잘하는 종이 신문에 더해 디지털뉴스 강화⋯성과도 '톡톡'
편집국 기자가 달팽이라면 디지털미디어국 디지털뉴스부 기자는 민달팽이다. 각자 취재를 담당하는 영역인 출입처가 있는 편집국과 다르게 디지털미디어국은 정해진 영역이 없다는 의미다. 정치·사회·경제·문화·체육 등 여러 영역을 넘나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존 편집국 체제와 종이신문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때와 다르게 디지털뉴스부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하나, 둘 기획을 시작했고, 시시각각 쏟아지는 속보와 주말 기사에도 정성을 쏟았다. 다양한 연령층을 유입시키기 위해 인스타그램(SNS·사회관계망서비스) 운영에도 힘을 모았다.
지난해 10월 본보 디지털미디어국이 신설된 이후 모든 일에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최초'를 만드는 우리의 노력은 계속됐다. 5일 동안 쉬지 않고 종이 신문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는 편집국과 다르게 긴 시간 동안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기획기사를 찾아나갔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할 계획이다.

△전북 이슈+
전북일보 디지털미디어국의 최초 기획은 <전북 이슈+>다. 매주 전북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마련한 첫 기획물이다. 하나의 이슈에 대해 기사 1편에 다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 3편씩 연재했다.
한때 K리그 왕좌의 자리에서 호령하다가 사상 처음 파이널B 그룹으로 추락한 전북현대모터스FC의 진단을 시작으로 전주 신도시의 빈 상가들, 지역 축제의 방향성, 전주한옥마을의 오버 투어리즘, 순창 장류 명인이 말하는 장담그기 문화, 촬영 명소로 떠오른 전북, 전주고 야구부의 미래 등 다양한 주제의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여 간 기획 취재한 성과가 빛을 발하면서 디지털미디어국이 신설된 첫 해 2024 전북기자상 기획 부문 우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년 이장이 떴다!
야심 차게 준비한 디지털뉴스부의 2025년 신년 프로젝트다. 매일 '지역 소멸' 문제를 이야기하고 걱정하면서도 한 번도 진짜 소멸 위기에 놓인 마을을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 마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지난 1월 주민 55명이 살고 있는 완주군 고산면 화정마을로 향했다. 옛 마을회관에 일명 '청년 이장 아지트'를 만들어 놓고 주민들과 소통했다. 3개월간 일주일에 이틀을 마을로 출근했다. 기자가 아닌 주민으로 바라본 지역 소멸이 궁금했다. 통계로 소멸 위기를 말하기 쉽지만 석 달 동안 지내보니 마을 안에서 소멸을 느끼는 건 쉽지 않았다.

인프라는 없지만 네트워크는 잘 형성돼 있었다.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으면 자동차가 있는 이웃 주민의 도움을 받거나, 일손이 없으면 서로 돕거나, 혼자 살아 밥 먹는 게 부실하면 함께 밥을 먹고, 하루라도 소식 안 들리면 서로를 챙기는 데 바빴다.
도시보다 살기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챙기며 살아가는 '마음이 살아 있는' 마을이라는 것을 느꼈다.
청년 이장 역할을 자임한 뒤 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마을 안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여건상 배움이 부족했던 주민들을 위해 기자가 영어를 알려 주고, 청년 이장들을 함께 돕겠다고 자청하고 나선 작가들이 미술을 가르쳐 주고, 일손이 부족한 마을에 젊은 기자들이 함께 참여해 마을의 일손이 돼 줬다.

기대하지 않았던 큰 상까지 품에 안았다. 바로 제416회 이달의 기자상(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이다. 해당 기획이 보도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하는 언론 전문 월간지 '신문과 방송'·한국기자협회 '기자협회보' 등에서도 관심을 보냈다.

△트민기·나는
전북일보 디지털미디어국의 새로운 기획은 계속 이어진다.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들을 줄여 만든 '트민기'와 인터뷰 기사를 담은 '나는'이 이어지는 기획물이다.
'트민기'는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고 전북에서 이슈되는 현장을 소개하는 기사다. '나는'은 공직자, 유명인 등의 삶 보다 진짜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을 조명하기 위한 기획이다.
'트민기'에서는 오픈AI를 활용한 '지브리' 열풍부터 지리산농협 하나로마트 생참치 해체쇼, 장수계남초 자체 프로그램인 '따뜻한 아침에 책 한 권', 인구소멸지역 학교를 찾아가는 지역 예술인 쟈니컴퍼니의 사연, 연예인이 줄 잇는 대학 축제 속 이색 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나는'에서는 동네를 지키는 책방지기, 국내 첫 외국인 무형유산 이수자, 전북현대의 입과 귀가 되는 통역사, 95년 만에 탄생한 푸른 눈의 춘향 등을 소개했다.
△전북일보 디지털뉴스부는
지금처럼 지역 언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꾸준하게 다룰 예정이다. 독자 역시 '전북'에 한정하지 않고 '전국'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종이 신문을 잘 만드는 편집국과 경쟁하며 디지털 혁신에 잘 대응하는 디지털미디어국으로 자리잡아 나갈 것이다.
편집국과 디지털미디어국이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 주고 잘하는 것은 빛내 주면서 최상의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 한 가지만 잘하려는 게 아닌 두 가지를 다 잘하려는 전북일보, 우리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