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진로 대중화' 세계 교두보 필리핀서 첫 발

2025-05-26

"현재 필리핀은 과도기에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한국 관광객 수와 동포 수는 감소했지만 소주는 더 높은 성장을 기록했고, 일반 소주의 판매 비중은 과일 소주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18일 하이트진로 필리핀 마닐라 기자 간담회에서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법인장은 이 같이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글로벌 비전 '진로(JINRO)의 대중화'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필리핀을 전략적 교두보로 삼아 동남아 소주 시장 전체로 확장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7월 수도 마닐라에 하이트진로 필리핀법인을 설립했다. 진로는 필리핀 소주 시장 진출 초기부터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 관세청 무역 통계와 하이트진로 자체 수출 실적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소주 시장 점유율은 67%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가 필리핀을 진로의 대중화 전략 국가로 선정한 건 동남아 국가 중 현지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해서다. 그 배경에는 ▲주요 소비층(한국 교민→현지인)의 변화 ▲주요 판매 품목(과일 소주→일반 소주)의 수요 이동 ▲유통 채널에서의 접근성 등이다.

실제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필리핀 내 재외 동포 수는 2013년 8만8000명에서 2023년 3만4000명으로 약 61% 감소했다. 반면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소주 수출량은 3.5배 증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41.7% 성장률을 기록했다. 진로 소주의 주요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다.

소주 판매 구성비도 변화하는 추세다.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내 소주 판매 구성비는 2021년 과일 소주 제품이 약 61%를 차지했는데, 지난해의 경우 일반 소주 비중이 약 68%로 역전됐다. 이는 해외 현지의 주요 소주 품목이 일반 소주로 전환된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더욱이 하이트진로는 현지 유통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필리핀 전역으로 유통망을 확대, 접근성을 강화했다. 진로는 현지 최대 유통사인 PWS(Premier Wine&Spitis, Inc.)와 SM그룹의 몰 오브 아시아, 회원제 창고형 할인 매장 S&R, 창고형 할인점 퓨어골드 등 유통 채널에 입점했다. 최근에는 전국 약 4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국동균 법인장은 "외출이 제한된 코로나 위기 당시 비대면 마케팅과 가정 채널에 집중했다. 한류를 활용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확대해 코로나 당시 그 이전보다 오히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쟁사뿐 아니라 현지 유사 소주 제품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필리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던 배경으로는 ▲고급화 ▲한류의 영향력 ▲현지 문화 활용 등이 꼽힌다.

소주는 스피릿(증류주) 주종으로 분류되며 수입주류인 만큼 고급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한국 드라마 등 매체를 통한 한류의 확산으로 소주에 대한 현지인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현지 소셜미디어(SNS)와 스트릿웨어(Streetwear, 젊은 세대의 자기표현 문화 운동) 문화를 활용해 소주에 대한 현지인의 주목도를 높였고, 그 결과 현지화에 성공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2016년 소주의 세계화, 지난해 진로의 대중화 선포 이후 이 같은 전략이 가장 모범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국가가 필리핀 시장"이라며 "진로는 단순 한국의 술, K-컬처 제품이 아니라 현지 일상 속에 녹아드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화된 브랜드로 문화와 감성을 전하는 현지인의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 소주 시장의 성장세를 가속하기 위해 유통망 고도화 및 입점 확대, 현지화 전략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흥 시장에서의 영역 확장을 위해 소주 시음 및 프로모션 지원, 대학생 모임 협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푸드 페어링과 디지털 플랫폼, K-콘텐츠 활동 지원, 패션 브랜드와의 컬래버 등을 활용해 현지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동균 법인장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고성장의 기준으로 본다. 현재 필리핀 시장은 가정 시장을 넘어 현지 유흥 시장으로의 진입 단계다. 현지 소비자가 가족·친구들과 가정에서 소주를 마시고 현지 음식점에 외식하며 마신다면 고성장에 들어섰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은 당사 제품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략을 실행해온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며 "필리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필리핀 법인이 전 세계 '진로(JINRO)의 대중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되겠다"고 밝혔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