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방송 출연 10년이 다 돼가지만 요리연구가 겸 요식업자 백종원을 찾는 방송의 ‘러브콜’은 끊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쉽고 간단한 요리법이었다면 그다음은 충청도 사투리의 재치 있는 언변이었다.
그러다 전국의 그리고 전 세계의 식도락의 방랑자이기도 했다가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시작으로는 ‘장사예능’의 새 장을 열었다.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장사천재 백사장’ 등의 프로그램은 백종원의 ‘장사꾼’으로서의 비범함을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
끊길 줄 알았던 섭외, 이제 기한이 다 된 것 같았던 그의 가치는 요즘 다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올해만 해도 KBS1 ‘다큐 인사이트’의 ‘짜장면 랩소디’와 ‘치킨 랩소디’, SBS Plus ‘백종원의 배고파’, tvN의 ‘백패커 2’에 이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는 이제 기꺼이 실패와 시련을 겪은 사람들 즉 ‘장발장’들에게 기꺼이 은촛대를 내준 미리엘 신부가 되려한다. 그는 오는 30일 첫 방송 되는 ENA의 새 예능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을 통해 네 명의 담임셰프와 함께 20명의 인생역전을 돕는다.
27일 오전 온라인의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백종원이 가장 많이 한 말은 “진정성”그리고 “도움”이었다. 그는 “100일이 넘는 촬영 기간이 어려웠고, 여태까지 적지 않은 프로그램을 했지만 제일 힘들었고 가장 긴 시간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종원은 이번 프로그램의 한경훈PD와는 ‘백종원의 국민음식’ ‘백종원의 사계’ 등의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20명의 인생역전을 도우려면 적어도 6개월은 필요할 것”이라는 백종원의 요청을 한PD는 묵묵하게 수락했다. 촬영 기간 100일 합쳐 총 6개월의 시간 동안 백종원은 다양한 사연으로 두 번째 기회를 절박하게 기다리는 참가자들의 멘토가 됐다.
백종원은 “이러한 프로그램은 꼭 해보고 싶었다”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단순히 승자를 뽑는 것이지 책임을 지지 않는다. ‘골목식당’을 하며 보람은 있었지만, 구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음으로 가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우리 사회가 청년을 믿는다고 하지만 기회도 못 주는 상황이다. 잘만 한다면 여러 가지로 진짜 창업을 원하는 분들에게 실마리와 희망을 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촬영시점이나 장소까지 끝날 때까지는 복을 다 끌어쓴 것 같다”고 말했다.
백종원의 열정은 제작진의 이야기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한PD는 “가끔 밤이고 낮이고 전화를 하신다. 그러고는 ‘이런 미션을 하면 좋겠어’라며 굳이 보실 촬영이 아닌데도 와보시겠다고 해 여러 번 오셨다”며 “그럴 때는 일과 제작비가 많아졌지만, 촬영을 해야 했다”며 고충 아닌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대본을 갖고 하는 촬영이 아니니 화도 나고, 욕도 나갈 수밖에 없었다. 아마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훌륭한 교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가을 기획을 시작해 100일 동안 촬영을 한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20명의 사전 신청을 통해 뽑힌 사연을 가진 출연자들이 백종원과 김민성, 데이비드 리, 임태훈, 윤남노 셰프와 함께 각종 미션을 해결하며 창업을 위한 도움을 받는 과정을 다룬 서바이벌 예능이다.
30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8시30분 ENA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