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지난달 말 한 주 만에 세 배 가까이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유아에게 위험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는 물론 코로나19,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HMPV) 등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친척이 모이는 설 연휴에 4가지 급성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만큼 개인 위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독감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2월16일~22일 기준 8883명에서 12월23일~29일 기준 2만7067명으로 204%나 뛰었다. 12월30일~1월5일에도 3만6196명으로 전주 대비 34% 늘었다.
코로나19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도 △12월16일~12월22일 425명 △12월23일~12월29일 721명 △12월30일~1월5일 893명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RSV환자 또한 80명에서 100명, 109명으로, HMPV 환자도 8명에서 14명, 17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H1N1 바이러스와 H3N2 바이러스 등 독감 바이러스가 현재 유행 중이다. 의료계에선 두 가지 바이러스가 동시에 확산하는 게 이례적이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독감 유행은 8년 만에 최대 규모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이번 겨울 독감 백신 접종률이 예년에 비해 높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기침과 고열을 동반하는 RSV는 영유아에게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소아청소년병원 오픈런과 응급실 뺑뺑이 등 소아 의료전달체계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만큼 영유아 감염병 예방에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겨울철마다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도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로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흐르는 물에 충분히 손을 씻고 해산물의 경우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힌 뒤 먹어야 한다고 의료계는 당부한다. 배설물, 토사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어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거나 처리 시 일회용 장갑 등 위생용품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설 연휴에는 많은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이동이 잦은 만큼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선민 의원은 "최근 들어 인플루엔자·코로나 환자를 비롯한 호흡기 감염질환 뿐 아니라 노로바이러스 환자까지 급증하는 추세"라며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에서는 이동인원이 급증하는 설 명절 기간에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