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가족관계는 만족하지만 대인 신뢰도는 낮아졌다

2025-12-16

최근 10년간 2030세대의 가족관계 만족도는 높아졌지만,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비율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각자도생의 압박에 놓여 사회적 관계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가족관계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가 16일 발간한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20대와 30대의 가족관계 만족도는 각각 71.5%, 70.5%로 집계됐다. 2014년 조사와 비교해 20대는 7.9%포인트, 30대는 9.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등을 거쳐 10년 사이 가족주의 문화가 확산하면서 청년 세대에서 사회적 연결이 약해진 결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청년층의 대인 신뢰도는 10년 사이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19~29세의 대인 신뢰도는 53.2%로 10년 전보다 21.6%포인트 줄었다. 30대(30~39세)의 지난해 대인 신뢰도도 54.7%로 20%포인트 낮아졌다. 청년 2명 중 1명만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신뢰한다고 답한 셈이다. 대인 신뢰도가 낮은 사회일수록 불신이 커져 사회적 비용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의 대인 신뢰도 감소 폭은 40대(17.4%포인트)나 50대(16.9%포인트)보다 컸다. 국가데이처처는 “청년들의 사회적 관계가 위축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래에 대한 기대도 약화됐다. 자신의 삶에서 바라는 미래를 얼마나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전혀 실현할 수 없다’고 응답한 19~34세 청년은 지난해 7.6%로 2022년보다 2.4%포인트 늘었다. 미래 실현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은 19~24세 5.2%, 25~29세 8.1%, 30~34세 9.4%로 청년층 중에서도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졌다.

2023년 기준 임금근로자 중 일자리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19~34세 청년은 36%였다. 2013년(27.0%)보다 약 10%포인트 늘어났다. 30∼34세의 일자리 만족도는 33.8%로 19∼24세(39.8%)와 25∼29세(36.0%)보다 낮았다. 취업하고 사회 진입 후 체감하는 경제적 현실이 그만큼 팍팍해졌단 뜻으로 풀이된다.

19~34세 청년의 소득 만족도는 27.7%에 그쳤다. 다만 10년 전(12.8%)보다 2배 넘게 높아졌다. 연령별로 보면 19~24세의 소득 만족도가 2021년까지는 가장 낮았지만, 2023년 29.6%로 2년 전보다 7.1%포인트 올라 청년 세대 중 가장 높아졌다. 반면 30~34세의 만족도(26.3%)는 2019·2021년 조사 때는 가장 높았다가 이번엔 20대보다 낮아졌다.

결혼을 하지 않은 청년 비중도 늘고 있다. 25~29세의 미혼율은 2000년 55.6%에서 지난해 92.2%로, 30~34세는 같은 기간 19.5%에서 66.8%로 3배 이상 증가했다. 30대 초반 기준 남성의 미혼율은 2000년 28.1%에서 지난해 74.7%로 46.6%포인트 증가했고, 여성 미혼율은 같은 기간 10.7%에서 58.0%로 47.3%포인트 늘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10년간 가족 내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요소가 약해지면서 청년들의 가족관계 만족도는 높아졌지만, 온라인상의 혐오발언 영향으로 대인관계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정책을 통해 청년들이 자신의 삶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질 때 타인에 대한 분노를 줄일 수 있다”며 “사회적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온라인상의 혐오 발언을 규제하는 차별금지법도 적극적으로 입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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