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C 여성 플라이급(56.7kg)의 미래를 가린다. 랭킹 4위 ‘콜드 블러디드’ 에린 블랜치필드(26∙미국)와 5위 ‘퓨처’ 메이시 바버(27∙미국)가 차기 타이틀 도전을 위해 맞붙는다.
두 선수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블랜치필드 vs 바버’ 대회 메인 이벤트를 장식한다. 보통 30대에 전성기를 맞는 UFC에서 드문 20대 여성 톱5 파이터들간의 대결이다.
3년 반 만에 결국 정상 문턱에서 만났다. 블랜치필드(13승 2패)와 바버(14승 2패)는 둘 다 신인급이던 2021년 12월 UFC 269에서 경기가 잡혔으나 바버의 부상으로 무산됐다.
시간이 흘러 블랜치필드는 7승 1패로 4위까지 올랐고, 바버도 플라이급 6연승으로 톱5에 안착했다. 블랜치필드는 이후 바버가 블랜치필드의 랭킹이 낮다는 핑계를 대고 경기를 피해왔다고 비난하며 적의를 불태우고 있다.

바버는 블랜치필드가 ‘1차원적 격투 스타일’을 갖고 있다며 도발했다. 그는 “블랜치필드는 그래플링과 레슬링 능력이 있지만 훌륭한 타격가란 생각이 들진 않는다”며 “경기를 끝내지도 못하고, 딱히 위협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블랜치필드와 내가 다른 점은 난 상대를 상처 입히고, 피 흘리게 하려고 전진한다는 것”이라며 “타격전이든 그라운드든 그를 피니시하겠다”고 큰소리쳤다.
UFC 피니시율은 블랜치필드가 43%고, 바버는 44%로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블랜치필드의 피니시는 전부 서브미션이고, 바버의 피니시는 전부 (T)KO다. 바버가 자신이 더 화끈한 파이터라고 자신하는 건 이 때문이다. 블랜치필드는 주짓수로 격투기를 시작했지만 바버는 처음부터 종합격투기(MMA)로 입문해 타격을 가다듬었다.
블랜치필드는 1차원적이란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블랜치필드는 랭킹 2위 마농 피오로를 한 번도 그라운드로 데려가지 못하고, 타격전에서 밀려 패한 뒤로 복싱과 무에타이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이미 털어낸 문제라고 느낀다”며 “사람들은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할 권리가 있지만 난 내가 웰라운드 파이터란 걸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블랜치필드와 바버는 모두 이번 경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 타이틀샷을 확보하려고 한다. 현재 UFC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 발렌티나 셰브첸코를 상대로 도전권을 받을 유력 후보로는 랭킹 1위 나탈리아 실바, 아래 체급인 스트로급(52.2kg) 챔피언 장웨일리가 거론된다.
블랜치필드는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 “이번에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이긴다면 가능하다”며 “인상적으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바버 또한 “압도적인 피니시로 승리한다면 내가 다음 타이틀 도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연승 기록을 7승으로 늘리려 타이틀 도전권을 굳히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 경기는 바버의 첫 5라운드 경기다. UFC에서는 타이틀전과 대회 메인 이벤트를 제외한 경기는 대체로 3라운드로 치러진다. 첫 5라운드 경기지만 바버는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모두가 봤듯이 난 라운드가 지날수록 강해진다”며 “어쩌면 하나님이 내가 챔피언이 될 운명이라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랜치필드 역시 라운드가 지날수록 강해진다. 지난해 11월 로즈 나마유나스에게 2라운드까지 내준 블랜치필드는 3라운드부터 압도적인 체력을 바탕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는 “바버는 궤적이 큰 훅을 날리는 상당히 공격적인 전진압박형 파이터”라고 평가하며 “이번 경기는 5라운드이기 때문에 조금은 절제할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그 모습이 뛰쳐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버의 계체 실패에도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대신 블랜치필드는 바버의 대전료 20%를 넘겨받는다. 바버는 31일 열린 계체량에서 플라이급 일반경기 한계 허용체중인 57.2kg을 0.2kg 초과했다. 블랜치필드는 56.7kg을 정확히 맞췄다. 그는 “어차피 0.2kg으로 달라질 건 없다”며 “대전료를 더 많이 받아서 오히려 좋다”며 경기를 수락했다.
‘UFC 파이트 나이트: 블랜치필드 vs 바버’ 메인 카드는 오는 6월 1일 오전 10시부터 tvN SPORTS와 티빙(TVING)을 통해 중계된다.
■ UFC 파이트 나이트: 블랜치필드 vs 바버 대진
메인카드 (tvN SPORTS/TVING 오전 10시)
[여성 플라이급] #4 에린 블랜치필드 vs #5 메이시 바버
[라이트급] 마테우슈 감롯 vs 루도빗 클라인
[웰터급] 빌리 레이 고프 vs 라미즈 브라히마이
[라이트헤비급] 더스틴 자코비 vs 브루누 로페스
[여성 밴텀급] #3 케틀린 비에이라 vs #5 메이시 시아슨
[미들급] 재커리 리스 vs 두쉬코 투도로비치
언더카드 (UFC 파이트 패스 오전 7시 30분)
[플라이급] 자필 필류 vs 알랑 나시멘투
[라이트급] 커트 홀로보 vs 조던 레빗
[라이트급] 볼라지 오키 vs 마이클 애즈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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