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드릭 로슨(202cm, F)은 언제 나서야 할지 알았다.
레바논은 지난 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25 FIBA 아시아컵 A조 예선 경기에서 카타르를 84-80으로 이겼다.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레바논은 와엘 아락지(192cm, G) 없이 대회 초반을 보내야 한다. 아락지가 지난 6월에 열린 BCL ASIA에서 어깨를 다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바논은 에이스 대체 카드를 마련해야 했다.
레바논은 다행히 대체 자원을 찾았다. 로슨이다. 로슨은 KBL에서 3시즌(2020~2021, 2022~2023, 2023~2024)을 소화했다. KBL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다. 그리고 슈팅과 돌파, 패스 등 여러 옵션을 갖췄다. 레바논의 다양한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로슨은 카타르전 초반에 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았다. 카타르의 전력을 살피는 듯했다. 그러나 로슨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1대1 경쟁력이 부족했다. 이로 인해, 레바논은 경기 시작 3분 36초 만에 4-8로 밀렸고, 로슨이 분위기를 바꿔야 했다.
그렇지만 로슨의 수비 반응이 느렸다. 다른 빅맨이 도와주러 왔지만, 레바논의 수비망이 느슨해졌다. 레바논은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다.
로슨은 조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세프 카야트(206cm, F)가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해줬다. 그래서 로슨은 공격에 집중했다. 코너나 덩크 스팟으로 수비수를 끌어들인 후, 페인트 존으로 컷인하는 동료에게 패스. 카타르 수비의 허를 찔렀다.
흐름을 파악한 로슨은 골밑에서 첫 득점을 해냈다. 첫 득점을 해낸 로슨은 1쿼터 종료 56.4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로슨이 벤치로 물러났음에도, 레바논은 경기를 뒤집었다. 16-11로 1쿼터를 마쳤다.
로슨은 2쿼터 초반에도 코트를 비웠다. 하지만 레바논은 수비에 이은 속공으로 재미를 봤다. 로슨 없이도 5점 내외의 주도권을 유지했다.
충분히 휴식한 로슨은 2쿼터 시작 3분 53초 만에 코트로 다시 들어갔다. 로슨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으나, 레바논은 2쿼터 종료 4분 12초 전 30-22로 달아났다. 레바논의 수비와 리바운드, 속공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슨은 브랜든 굿윈(188cm, G)과 미스 매치를 극복하지 못했다. 굿윈에게 돌파를 허용했다. 이로 인해, 레바논은 코너 3점을 허용했다. 2쿼터 종료 2분 51초 전 30-29로 쫓겼다.

레바논이 수비 전략을 ‘매치업 지역방어’로 변경했다. 로슨의 수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였다. 부담을 던 로슨은 공격 진영에서 하이 앤드 로우 게임을 전개했다. 이는 알리 하이다르(201cm, F)의 파울 자유투로 연결됐다.
그렇지만 로슨은 2쿼터 종료 9.1초 전 벤치로 물러났고, 레바논은 동점(35-35)으로 3쿼터를 시작했다. 로슨의 활약이 더 필요했다. 로슨은 전반전에 15분을 소화했으나, 로슨의 기록이 2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로슨도 이를 인지한 듯했다. 3쿼터 첫 공격 때 볼 없는 움직임 이후 컷인. 득점과 동시에, 파울에 의한 추가 자유투를 얻었다. 3점 플레이로 분위기를 확 바꿨다.
로슨은 수비 텐션을 끌어올렸다. 덩크 스팟에서 코너까지 슈터를 쫓아갔다. 또, 지네딘 베드리(206cm, F)의 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을 유도했다. 수비 이후에는 속공 득점까지 해냈다.
로슨이 중심을 잡자, 레바논은 확 달아났다. 3쿼터 시작 1분 47초 만에 42-35. 카타르의 후반전 첫 타임 아웃을 이끌었다.
로슨의 스크린과 드리블, 킥 아웃 패스가 레바논의 볼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레바논의 공격이 유기적으로 변모한 것. 볼을 잘 돌린 로슨은 3점까지 작렬했다. 로슨이라는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면서, 레바논은 3쿼터 종료 4분 56초 전 11점 차(53-42)로 달아났다.
레바논은 3쿼터 종료 3분 6초 전 로슨을 벤치로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1-51로 3쿼터를 마쳤다. 수비와 박스 아웃을 더 강하게 했고, 루즈 볼을 향한 집념도 강해졌기 때문이다.
로슨은 4쿼터 초반에도 벤치에 있었다. 그러나 레바논이 확실하게 달아나지 못하자, 로슨이 코트로 다시 들어갔다. 로슨은 경기 종료 5분 58초 전 스텝 백 점퍼. 중요한 득점(71-57)을 해냈다. 레바논 팬으로부터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은 79-78까지 쫓겼다. 하지만 카림 제논(188cm, G)이 경기 종료 31초 전 결정적인 3점을 꽂았다. 그리고 로슨은 경기 종료 17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레바논이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레바논은 마지막 17초를 잘 지켰다.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마무리했으나,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로슨이 나서야 할 때 나섰기에, 레바논은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로슨은 더 위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진 제공 = F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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