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차 5개년 계획 마지막해 강조
지방정부 소비·내수 살리기 관검
중국 지방정부들이 연달아 5% 이상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등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성장률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높게 잡는 추세이다.
15일 신경보, 상관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시 양회에서 채택된 베이징 국가졍제사회발전 보고서는 올해 성장률 목표로 약 5%를 제시했다.
베이징 당국은 올해 국가 전체적으로는 약 4% 성장을 달성했고 베이징 시민 1인당 평균소득은 3만 달러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중앙정부는 비전통적인 경기 대응 조정을 강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목표치 설정 근거를 밝혔다.
상하이도 이날 열린 상하이시 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5%로 제시했다. 6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도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여러 지방 도시들이 올해보다 더 높은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다. 중국 동부 경제 중심지인 장쑤성 성도 난징은 지난해 성장률은 4.5%였는데, 올해는 5% 성장을 목표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후난성 성도 창사도 지난해 성장률 5.0%보다 높아진 5.5%를 올해 목표치로 제시했다. 동북부 랴오닝성 성도 선양은 올해 5.5%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정부들은 올해가 제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의 마지막 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2035년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 완성을 목표로 하는 발전전략이다. 계획에 따르면 2035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는 혅의 2배이다. 해마다 연간 5% 안팎으로 성장해야 달성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쉬훙차이 중국 정책과학연구회 경제정책위원회 부주임은 SCMP에 “지방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는 경제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장기 발전 목표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누구나 자신감이 넘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의 관건은 소비라고 보고 있다. 지난 13일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수출은 전년보다 7.1%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는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수출 환경이 불확실해져 내수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반면 소비는 지난해 광군제가 있던 11월마저도 3%에 그치는 등 내내 부진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도 0.1%였다.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0년 만에 공무원 기본급을 월 300~500위안(약 6만~1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낡은 가전제품을 헌 제품으로 교환 시 보조금을 제공하는 ‘이구환신’을 2년째 실시하고 있다. 한국·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일방적 비자 면제 조치도 소비시장 활성화의 일환이라고 풀이된다.
SCMP에 따르면 가오홍부 충칭 룽창구 당 서기는 최근 업무회의에서 공무원에게 주말에 가족과 외식하고 새 옷을 사라고 강조했으며, 현금 소비쿠폰을 지급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중국에서 현금 지급 정책은 드물다. 상하이는 소비 촉진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 소비쿠폰을 발행한 바 있다.
2024년 중국의 경제실적은 오는 17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