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의 ‘쌍검대무’가 페인터즈의 손에서 휙휙…

2025-02-24

높이가 2m는 훌쩍 넘어 보이는 이젤 2개가 신윤복의 풍속화 화첩 <혜원전신첩> 앞에 섰다. 이젤 뒤에서 나타난 검은 차림의 남성 2명이 손에 든 목탄을 이젤 위에 휘적이자 조선시대 갓을 쓴 양반들이 등장했다. 이윽고 이젤 한복판에 가채에 모자를 쓰고 양손에 칼을 든 채 춤을 추는 무녀가 나타난다. 무녀의 춤사위가 모두 모습을 드러내자 이젤에 불이 켜졌고, 흑백의 선으로 그려진 인물들은 천연색을 입었다.

24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 중인 전시 ‘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구달바별)의 ‘혜원전신첩’관에서는 이날 라이브 드로잉 아트 퍼포먼스 ‘페인터즈’와의 합작 공연이 펼쳐졌다. 구달바별은 간송미술관이 보유한 국보, 보물 등 99점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콘텐츠 전시다. 페인터즈는 미술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음악· 몸짓과 융합해 낸 공연으로 2008년부터 15개국, 67개 도시에서 공연돼왔다.

<혜원전신첩>은 신윤복이 18세기 조선의 양반·기생을 그린 풍속화 30점을 모은 화첩이다. ‘혜원전산첩’관에는 이 혜원전신첩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영상이 전시되고 있다.

페인터즈 출연진은 이 중 ‘쌍검대무’ 일부를 공연했다. 쌍검대무는 조선시대 양반 귀족들이 악공들과 함께 둘러 앉아 무녀들의 춤을 구경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공연은 전인건 간송미술관장과 세계 각국에서 온 인플루언서 20여명의 앞에서 진행됐다. 공연을 영상으로 담던 이들은 10분 남짓의 짧은 공연이 끝나자 박수를 치며 탄성을 자아냈다.

구달바별은 간송미술관과 경향신문 공동 주최로 지난해 8월15일부터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은 전인건 관장이 직접 특별 도슨트를 맡아 세계 인플루언서들에게 페인터즈와의 합작 공연 외에도 간송미술관이 보유한 한국의 전통 미술 작품을 바탕으로 한 전시 내용을 직접 설명하고 소개했다. 인플루언서들은 전통 미술 작품을 재해석해 영상으로 거듭난 콘텐츠를 카메라로 담아냈다. 전시를 라이브로 촬영하는 인플루언서도 있었다.

유튜브 구독자를 127만명 보유한 인플루언서 한나코리아나는 전시를 둘러본 뒤 “우리나라 전통의 아름다움을 전시로 볼 수 있어서 뜻깊었다”며 “짧은 시간에 전통 그림을 재현한 페인터즈의 공연도 신기하고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구달바별 전시는 오는 4월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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