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A부터 Z까지…‘입대·복무·계급·군사력·지휘체계 모든 것’[이현호의 밀리터리!톡]

2025-03-16

“주에 100리(약 40㎞)를 뛰고 월 마지막 날에는 200리(약 80㎞)를 뛴다. 100리는 4시간이고, 200리는 8시간이다. (배낭 무게는) 20∼25㎏로 이 같은 (무게)중량을 메고 몇㎞로 뛰는 거는 준비운동에 불과합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공개한 정찰총국 소속 북한군 포로 백모씨의 육성 파일을 들어보면 북한의 군사 훈련 실태에 대해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이 같은 강도 높은 훈련 덕분인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은 초기에 무기력함을 보여줬지만 최근 상황이 크게 달라진 모습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측이 놀랄 정도의 전투력를 과시하고 있다.

유 의원은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장인 키릴로 부다노프 중장이 현지에서 진행한 북한군 관련 브리핑을 소개하며 “북한군 5명이 러시아군 10명의 전투력과 대등할 정도로 높은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북한군을 상대해본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북한군이 공포심이 없고 체력이 강하며 20살 전후의 젊은 청년층으로 구성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에 잡힌 북한군 포로는 단 2명으로 4000여 명이 가까운 사상자(이 가운데 포로가 되지 않기 위해 자살도 서슴치 않는다고 함)를 발생한 것으로 고려하면 북한군의 정신력·전투력은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북한군이 러시아 측으로부터도 충분한 교육과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총알받이로 소모되고 있지만, 전장에서는 맹목적인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북한군은 전선돌격대로 투입되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일부는 자폭도 불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은 북한군이 김정은식 사상교육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대체 북한군의 입대와 계급, 군 문화, 군사력, 지휘체계 등은 어떻길래 가능할까. 북한군에 대해 A부터 Z까지 살펴봤다. 국립통일연구원에서 발간한 ‘2024 북한의 이해’에 따르면, 북한군은 북한 정권 수립 약 7개월 전인 1948년 2월 8일 창건됐다. 군이 먼저 창건됐다는 건 북한군은 해방 이후 체제 건설 과정에서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북한 정권 기반을 다지는 핵심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주요 군사기구로 당중앙군사위원회, 국무위원회와 총정치국, 총참모부, 국방성 등이 있다. 우선 당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선노동당의 군사 관련 최고지도기관이다. 국무위원회는 2016년 6월 헌법 개정을 통해 국방위원회에서 개편된 기관으로 북한의 최고 정책지도기관이다. 2019년 8월 개정된 97헌법에서는 국무위원회를 “국가의 중요정책을 토의결정”(제110조) 하는 “국가주권의 최고 정책적 지도기관”(제107조)으로 규정하고 있고,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 통솔”하는 “무력 총사령관”(제103조)으로 명시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지휘체계는 군의 최고직책인 최고사령관을 필두로 당의 집행기구인 총정치국, 최고사령관의 군령권을 실제 집행하는 총참모부, 그리고 군 관련 대외업무와 군수 및 재정 업무를 담당하는 국방성으로 구성돼 있다. 최고사령관은 군대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유일적 지휘를 보장하는 북한군 최고의 직책이다.

최고사령관은 전시 정규군에 대한 지휘권이 있고, 전시 및 동원령을 선포하고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유사시에는 권한이 확대돼 전당·전군·전민을 통제할 수 있는 초법적 권한을 가지게 되는 실질적인 군 최고의 집행기구이다.

총참모부는 최고사령관의 군령권을 실제 집행, 당의 철저한 지도 아래 북한 무력 전반을 총지휘하는 군 최고 군사집행기관으로서 육· 해·공군의 군사전략 및 군사작전의 종합계획을 지휘, 관리, 통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총정치국은 군 내 각급 단위의 당 조직들을 망라한 인민군 당위원회의 집행기구이다. 북한은 당-국가체제이기 때문에 군도 노동당의 통제를 받고, 이를 위해 당에는 당중앙군사위원회 와 전문부서인 군정지도부를 두고 있다.

총참모부 산하에는 10개의 정규군단, 91수도 방어군단, 고사포군단, 1개 기갑사단, 5개 기계화보병사단, 1개 기 계화포병사단(이상 육군), 해군사령부, 공군사령부, 전략군 등이 있다. 총참모부는 각급 부대와 훈련소, 각 군 사령부의 전·평시 작전 및 훈련계획을 수립해 집행하고, 매년 발령되는 당중앙군사위원장 명령 작성에 참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산하 부대들을 지휘·통솔하고 있다.

국방성은 대외적으로 군을 대표하며 군 관련 대외업무와 군수 및 재정 등 군정(軍政) 기능을 수행한다. 국방성은 군을 대표하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군사지휘기구도상 총정치국, 총참모부와 수평관계에 있지만 그 역할은 제한된 군정권 행사에 그치고 있다.

北 군 상비병력 128만명, 남한 2배 넘어

최고지도자를 보호하는 호위사령부는 반체제 쿠데타 진압, 최고 지도자 및 가족들의 신변보호, 숙소경계와 관리 등 경호를 담당하는 기구이다. 북한의 호위사령부는 최고지도자의 안위를 위해 운영된다는 점에서 그 위상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보위국은 군 내의 모든 군사범죄활동에 대한 수사, 예심, 처형 등을 담당하며, 간첩과 반체제 활동 관련자를 색출해 처벌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우리 군의 국군방첩사령부와 유사한 조직이다.

북한군 전력은 2024년 12월 기준 상비병력은 육군 110만여 명, 해군 6만여 명, 공군 11만여 명, 전략군 1만여 명으로 총 128만여 명 정도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군과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다. 이처럼 정규군 128만여 명 이외에 교도대 62만여 명, 노농적위군 572만여 명, 붉은청년근위대 94 만여 명, 호위사령부, 사회안전성 등 준군사부대 34만여 명 등 동원 가능한 예비병력이 762만여 명에 이른다.

미국 민간 군사력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Global Fire Power)가 발표한 2024년 세계 군사력 순위에 의하면 핵무기를 제외한 재래식 전력 중심으로 남한의 군사력 평가지수는 145개국 중 5위, 북한은 36위로 나타났다.

육군은 총참모부 예하에 10개의 정규 전·후방군단, 91수도방어군 단, 고사포군단, 1개 기갑사단, 5개 기계화보병사단, 1개 기계화포 병사단 등으로 편성돼 있다. 북한은 육군의 약 70%에 달하는 전력을 평양-원산선 이남의 전방 지역에 전진 배치해 상시 기습 공격을 감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북한의 육군은 전차 및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해군은 해군사령부 예하 동·서해 2개 함대사령부, 13개 전대, 2개 의 해상 저격여단으로 편성돼 있다. 해군은 총 전력의 약 60%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해 상시 기습 공격을 할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소형 고속함정 위주로 편성돼 있어 원해 작전능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중전력은 로미오급 잠수함과 잠수정 등 70여 척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신규 잠수함을 추가 건조하는 등 전력을 증강 중이다.

공군은 공군사령부 예하 5개의 비행사단, 1개의 전술수송여단, 2개의 공군저격여단, 방공부대 등으로 편성돼 있다. 공군은 북한 전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전력을 배치하고 있고, 총 1570여 대(전투기 810여 대, 감시통제기 30여 대, 공중기동기 350여 대, 헬기 290여 대, 훈련기 80여 대) 공군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투임무기 는 810여 대 중 약 40%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해 최소의 준비로 신속하게 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1년 12월 30일 개최된 당중앙 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일의 유훈에 따라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됐다.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총정치국, 총참모부, 국방성 등 군사조직을 지휘·통제하는 것을 물론 호위사령부와 보위국도 직접 관장하는 지위를 갖고 있다. 현재 김정은은 북한의 조선노동 당 총비서 및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국무위원회 위원장,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 공화국 원수로서 당·정·군의 최고 직책을 겸직하며 무력 일체를 장악하고 군정권과 군령권을 행사하는 1인자다.

북한은 1956년 민족보위성 명령으로 ‘인민군 복무조례’를 발표해 형식적으로는 지원제였지만, 사실상 징병제를 실시했다. 이후 1958년 내각 결정 제148호에 의해 군 복무 연한을 육군은 3년 6개월, 해·공군은 4년으로 정했지만, 실제로는 육군은 5~6년, 해·공군은 8년, 기술병과 요원은 8~9년간 복무했다. 이후 몇 차례 군 복무기간을 변경하던 북한은 1993년 4월 징병남성은 10년, 지원여성은 7년으로 군 복무기간 10년을 공식화하는 ‘10년 복무연한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1996년 군 복무조례를 개정해 남성은 만 30세까지, 지원여성은 만 26세까지 복무하는 복무연령제로 전환했다. 2003년 이전까지 북한은 초모제를 시행했다. 북한의 모든 남자는 만 14세가 되면 초모대상자로 등록하고, 군 입대를 위한 두 차례의 신체검사를 받았다. 고급중학교 졸업 후 사단 또는 군단에 입대해 신체검사 합격 기준은 신장 150㎝, 체중 48㎏ 이상이다. 그러다가 식량난으로 청소년들의 체격이 왜소해지자 1994년 8월부터 신장 148㎝, 체중 43㎏ 이상으로 기준을 조정했다.

북한은 2003년 3월 26일 최고인민회의 제10기 6차 회의에서 ‘군사복무법’을 제정하고 전민 군사 복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전민 군사 복무제의 시행에 따라 징병제가 공식화됐고, 이에 따른 군 복 무기간은 남성의 경우 10년, 여성은 7년으로 알려졌다.

北 입대, 신장 148㎝·체중 43㎏ 이상

북한군의 계급은 ‘군사 칭호’로 불리며 군관 12종, 하전사 8종으로 나눠져 있다. 군관의 경우는 ① 장령급에 대장, 상장, 중장, 소장 ② 좌급군관에 대좌, 상좌, 중좌, 소좌 ③ 위급군관에 대위, 상위, 중위, 소위 등으로 구분돼 있다. 하전사는 우리의 부사관과 병사를 아우르는 ‘군사 칭호’로서 특무상사, 상사, 중사, 하사, 상급 병사, 중급 병사, 초급 병사, 병사로 구분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지휘체계는 해군사령관과 공군사령관은 별도로 있지만, 우리의 육군참모총장에 해당하는 육군사령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의 합참의장과 동격인 총참모장이 북한군에 대한 전반적 군령권을 행사하면서 육군 정규 군단과 기갑·기계화보병·기계화포병사단까지 직접 지휘·통제하고 있다.

즉 북한군 지휘체계 내에서는 육군 정규 군단과 기갑·기계화보병·기계화포병사단이 군종사령부에 해당하는 해군사령부, 공군사령부와 동일한 위상이다. 이는 총참모장이 육군, 해군, 공군 등 군종사령부에 대해 모든 군령권을 행사하고, 군종사령관이 예하 부대를 지휘·통제하는 일반적인 군사지휘체계와는 다른 형태다. 북한군에서만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다.

이처럼 북한군 총참모장이 육군의 군단 및 사단급 부대에 대한 군령권을 직접 행사하는 것은 북한군이 육군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북한의 육군이 전방 지역에 밀집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한군 자체 병력에서 육군 비중이 86%에 육박할 정도로 북한군은 육군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해군과 공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7%와 8.6%에 불과하다.

또 북한은 전방 지역에 4개의 육군 정규군단을 배치하고 있고,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에 육군 전력의 약 70%를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군사력 배치 상황을 감안해 북한군의 실질적 운용 체계는 작전지역에 따라 육군 정규 군단을 일종의 전구사령부로 하고, 전구사령관이 자신의 전력 뿐만 아니라 관할 지역 내에 있는 해·공군 전력을 모두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이른바 ‘통합군 체제’다.

북한은 장거리 타격 및 핵무기 등의 투발능력 확보를 위해 1970년대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을 시작해 1980년대 중반 사거리 300km의 스커드SCUD-B와 사거리 500km의 스커드-C를 배치했고, 1990년대 후반에는 사거리 1300㎞인 노동미사일, 이후에 스커드 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한 스커드-ER 미사일을 배치했다. 2007년에는 사거리 3000㎞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북한명, 화성-10형) 미사일을 시험발사 없이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에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로 평가되는 화성-12형, 화성-14형, 화성-15형 등을 시험발사하였는데, 이를 통해 북한은 태평양에 있는 미국 영토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9년에는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인 신형 SLBM ‘북극성-3형’, 신형 방사포 등을 시험발사하였으며, 2020년에는 초대형 방사포와 다종의 단거리 발사체를 시험발사했다.

2021년에도 순항 및 탄도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한 데 이어 9월 28일 ‘화성-8형’을, 10월19일 신형 SLBM을 발사했다. 2022년 들어서도 북한은 ‘화성-17형’ICBM, 극초음속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다종의 탄도미사일을 30여 차례에 걸쳐 발사했다. 또 2023년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고체연료형 ICBM 화성-18형을 최초로 공개했고, 4월과 7월, 12월 세 차례 발사했다. 기존 액체연료 ICBM인 화성-14, 15, 17형에 비해 고체연료 ICBM은 사전 연료 주입 없이 기습적인 발사 가 가능해 매우 위협적인 무기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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