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9월부터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4분기 해운업계의 장밋빛 전망이 예측됐다.
19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SCFI는 지난 13일 2384.4포인트(p)로 집계됐다. 3000선대를 상회하던 올해 상반기 대비로는 다소 낮은 수치지만, 1000선대를 유지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SCFI는 지난 8월 30일을 기점으로 14주 연속 2000선대에 머무르고 있다.
SCFI는 중국 상하이항에서 주요 노선으로 가는 운임들을 평균 낸 지수로, 지난 2009년부터 집계를 시작했다. 올해 현재까지 집계된 해상운임의 연중 최고점은 지난 7월 5일(3733.8p)이며, 이는 지난해 합산 기준으로도 연중 최고점이다. 올해 연중 최저점은 3월 22일(1732.57p)이다.
SCFI는 2022년 코로나19에 따른 해운 물류대란 영향으로 5000선을 돌파하며 해운사들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같은 해 하반기 고금리·고물가·경기침체 등 삼중고가 겹치며 물동량이 하락했고, 해상운임은 5분의 1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삼중고 여파가 이어지면서 심리적 저항선이던 1000선마저 무너졌다. 지난해 당시 연중 최저점은 9월 29일(886.85p)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말 예멘 후티 반군이 중동 분쟁에 따라 홍해를 오가는 선박들을 공격하는 '홍해 사태'가 터지면서 반전 국면이 형성됐다.
당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던 선사들은 운하가 막히면서 선로를 변경했고, 이에 따라 선복 공급 부족 현상이 야기되면서 해상운임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운임은 지난해 말 한 주 만에 1200선에서 1700선으로 오른 뒤, 올해 초부터는 2000선대로 접어들었다. 3분기에는 미주와 유럽 노선 운임이 급등하면서 3000선대에 머물렀고, 현재는 소폭 낮아진 2000선대를 오가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해상운임이 넉 달 연속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운업계는 크게 낙담하지 않는 분위기다. 운임에 큰 변동이 없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비수기인 1분기를 지나 2·3분기에는 높은 컨테이너 물동량도 소화하면서다. 특히 하반기에는 해운업계 소비가 몰려있는 연말 성수기 시즌이라 운임이 보합세를 유지해도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컨테이너선사 HMM의 남은 4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점쳐졌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4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977억원, 706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6% 늘고, 영업이익은 무려 15배 이상 뛰는 규모다.
HMM은 내년 1분기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홍해 사태 장기화에 따라 2025년은 영업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프리미어 얼라언스 구성 및 MSC와의 유럽 노선 협력을 통한 하팍로이드 탈퇴 영향 최소화 등도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