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첫인상을 사로잡아라 [영화의 얼굴, 포스터의 현재①]

2025-04-05

한때 영화 포스터는 극장 입구를 장식하며 관객을 맞이하는 가장 전통적인 홍보 수단이었다. 그러나 콘텐츠 소비의 주 무대가 오프라인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한 지금, 포스터는 대형 인쇄물로서의 존재감을 털어내고 ‘이미지의 언어’로 진화하고 있다. 즉 오늘날 포스터의 주요 전장은 극장 외벽이나 버스 정류장이 아니다. SNS 피드, 예매 플랫폼, OTT 앱 내 썸네일처럼 모바일 환경이 중심이 된 셈이다.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포스터의 기본적인 역할은 그대로다. 간결한 구성과 강렬한 인상, 상징성이 필수가 돼 단 몇 초 만에 시선을 멈추고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영화 마케팅의 1차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선도해 최근 화제가 된 대표작은 영화 '파묘'다. 다수의 버전 포스터를 통해 영화의 장르, 캐릭터, 무드를 다층적으로 구성했으며, 극 중 인물들의 의식 직전 장면을 활용해 비가시적 공포를 시각화했다. 특히 배우들의 캐릭터 스틸은 영화의 정체성을 확장하며, 포스터 자체가 ‘콘셉트 아트’처럼 소비되며 자연스럽게 팬아트와 패러디가 확산하는 바이럴 효과를 만들어 냈다.

최근에는 외화 예술영화 '서브스턴스'의 포스터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영화는 강렬한 색채와 타이포그래피, 구도를 통해 바디 이미지와 욕망, 상품화라는 주제를 시각화했다.

메인 포스터는 고전적인 뷰티 광고를 연상케 하면서도 뒤틀린 요소를 삽입해 완벽함에 대한 조롱을 드러냈고, 절제된 티저 이미지는 질문과 불안을 유도하며 영화의 테마를 압축해 표현했다.

'서브스턴스'의 포스터 전략은 영화의 내러티브와 주제를 시각적으로 해석하고 확장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순히 예쁜 이미지나 배우의 얼굴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그 안의 메시지를 읽고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인터랙티브 비주얼'에 가깝다. 실제로 이 포스터들은 SNS 상에서 "포스터만 봐도 영화가 말하는 게 뭔지 느껴진다", "액자에 넣어 두고 싶은 컬러와 구성"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특히 이 작품은 매주 다른 디자인의 포스터 제공를 증정하며 관객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고, 실제로 3차, 4차까지 관람을 유도하는 성과를 냈다. '존 오브 스트레이트', '존 폴: 디렉터스 컷' 등 예술영화들도 이 같은 방식으로 포스터를 ‘소유하고 싶은 예술품’으로 전환해 관람 동기와 팬덤 유입을 동시에 실현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곡성', '관상', '독전', '남산의 부장들', '마더' 부터 최근 '더 폴: 디렉티스 컷' 포스터 작업한 박시영 디자이너는 “저는 사실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인상을 다루는 사람이다. 예전엔 영화를 볼 때 감독이 누구인지 분석하려 들었지만, 지금은 영화가 품고 있는 인상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관객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한다”라며 “포스터는 말하자면 일종의 ‘압축파일’이다. 말투, 향기, 표정, 태도, 스타일 같은 것들이 그 한 장 안에 압축돼 있다가, 관객이 그 영화를 떠올릴 때 다시 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정보를 전달하는 포스터보다는 그 영화만의 인상을 어떻게 각인시킬지를 고민한다. 정보는 평론가들이 다루는 영역이라면, 디자이너는 인상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오늘날 포스터는 단지 예쁘거나 감각적인 비주얼을 넘어, 영화의 세계관과 장르, 분위기를 한눈에 요약하는 시각적 로그라인이어야 한다. 동시에 팬아트, 밈, 굿즈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해석의 여지를 갖춘 확장 가능한 콘텐츠로 설계되어야 한다. 포스터 한 장으로 관객 커뮤니티 내에서 대화가 시작되고, 유저 참여형 콘텐츠로 파생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마케팅 도구가 아닌 콘텐츠 유통의 시발점이자 첫 번째 접점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언제나 그랬지만 현재 지금 그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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