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P모르게 명진교통 매각한 차파트너스, KKR과 협상도 중단 [황정원의 Why Signal]

2024-07-03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출자자(LP)들의 요구에 따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9개의 시내버스 운수회사를 연내 통매각한다. 이미 명진교통은 LP도 모르게 팔고 계약금까지 받아 호된 질타를 받았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진행했던 협상은 공식 중단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차파트너스는 지난 3일 30여개의 출자자(LP)와의 총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GP)인 차파트너스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대로 올해 안에 1~3호 펀드를 팔고, 4호 매각도 추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차파트너스는 2019년과 2020년 세운 차파트너스퍼블릭모빌리티 1호·2호·3호 PEF를 통해 한국BRT, 명진교통, 동인여객, 삼환교통, 송도버스, 성산여객 등 서울, 인천, 대전 지역 내 준공영제 버스운수사 10곳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보유 버스는 약 950대에 달한다. 이들 세 곳의 펀드는 합산 기준 총 162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펀드 만기는 올해 12월부터 도래한다.

또 총 2000억 원 규모의 4호 PEF로 도원교통, 신실교통 등 7개 운수사의 총 650대 버스를 소유하고 있다.

GP와 LP간 갈등을 불러 일으킨 배경은 차파트너스가 비밀리에 KKR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당초 차파트너스는 본인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KKR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소수지분 투자를 하고 최소 9% 수익률을 보장해줘 따박따박 배당을 받으며 몇 년간 버스회사를 더 소유하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KKR이 강성인 공공운수노조 지회장이 있는 인천 소재 명성교통(60대 보유)에는 투자할 수 없다고 하자 차파트너스는 LP들에게 알리지 않고 박복규 한남여객운수 회장에게 50억 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LP들이 반발하자 차파트너스는 계약 파기까지 고려했으나 이미 계약금을 수령한 상태여서 돌리기 어렵다. IB업계 관계자는 “차파트너스가 사과했으나 LP들의 강한 비난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LP들은 차파트너스가 무리하게 GP지위를 유지하려고 KKR에 소수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는 불만이 많다. 특히 서울시는 시민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에선 지분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해외 자본은 아예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5월 내부 지침으로 민간 자본 진입 기준을 마련, 자산운용사의 자격 기준을 ‘설립 후 2년이 경과한 국내 자산운용사’로 규정했다.

한 LP 관계자는 “다른 원매자들이 들러리로 인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면서 "자문사 선정부터 매각 절차 중간 단계마다 투명하게 보고를 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P가운데 몇 곳은 투명한 입찰이 안되는 경우 GP해임까지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차파트너스 내에서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는 차종현 대표는 얼굴만 보이고 총회가 진행될 때는 퇴장했다. 이 자리에서 김주원 차파트너스 공동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내부 다툼은 없고, 잘 합의해 진행하겠다”고 LP들에게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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