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 펜타닐 '대량살상무기'로 지정… “잠재적 화학무기”

2025-12-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유통되는 합성마약 '펜타닐'을 대량살상무기(WMD)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5일(현지시간) CBS 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멕시코 국경수비대 방어 메달 수여식에서 “우리는 펜타닐을 공식적으로 WMD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은 우리나라를 마약으로 망가뜨리려고 한다”며 “오늘 우리는 이 역사적인 행정 명령을 통해, 미국에 쏟아져 들어오는 치명적인 펜타닐의 폐해로부터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또 한 번의 발걸음을 내딛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폭탄도 이 물질이 초래하는 피해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매년 20만~30만 명이 (펜타닐 때문에) 사망한다”고 설명했다.

펜타닐 과다복용이 18~45세 사이 미국인 사망의 주요 원인인 것은 맞다. 다만 CBS는 미국 마약단속국(DEA)를 인용해 “지난 2023년 기준 미국 내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는 10만 7000명 이상, 이 중 70%가 펜타닐과 같은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대량살상무기(WMD)를 “폭발물이나 소이탄, 로켓, 수류탄과 같은 파괴 장치, 독성 또는 유독성 화학 물질을 통해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을 초래하도록 설계된 무기, 생물학적 제제 또는 독소를 포함하는 무기, 또는 위험한 수준의 방사선이나 방사능을 방출하도록 설계된 무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번 행정 명령은 펜타닐을 단순 마약류를 넘어 '화학 무기'로 규정하고 있다.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mg, 즉 식탁용 소금 알갱이 10~15알에 해당하는 검출이 어려운 극미량만으로도 치명적”이라며 “동시에 주로 조직범죄 네트워크에 의해 자행되는 펜타닐의 제조 및 유통은 우리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서반구와 국경 지역에서 무법 상태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펜타닐 유입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등 남미 마약 밀수선에 대한 강도높은 군사 작전을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버지니아 동부지구 전 국가안보 담당 변호사였던 데니스 피츠패트릭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정치적 행위”라며 “이미 검증된 법률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행정명령은 수사관들의 업무 수행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펜타닐을 WMD로 지정할 실질적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행정명령은 불법 펜타닐에 한정한 조치로 보인다. 의료 환경에서 합법적으로 사용되는 펜타닐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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