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엇갈리는 정의선 양궁회장과 정몽규 축구회장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2024-09-24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정의선(54) 대한양궁협회 회장은 당숙인 5촌 아저씨와 조카, 이른바 숙질(叔姪)간이지만 체육계의 평판은 사뭇 다르다.

정의선 회장은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 회장직을 5회 연속 유지하며 한국 양궁을 세계최강으로 이끌어 내년 1월 6연임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정몽규 회장은 1988년부터 9회 연속 올림픽에 나갔던 한국 축구가 2024 파리올림픽 진출에 실패, 그 책임이 큰데도 내년 1월 4연임을 노려 그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정의선은 정주영 손자…정몽규는 정세영 장남

두 사람 모두 우리나라 주요 경기단체를 이끌고 있으며 같은 하동 정씨 가문이다. 먼저 가계도를 살펴보면 강원도 통천에서 농사를 지으며 서당 훈장을 지냈던 정봉식(1884년생-1946년 사망)이 6남 1녀를 낳았는데 장남은 정주영(1915년생-2001년 사망) 4남은 정세영(1928년생-2005년 사망)이다.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지낸 정주영의 차남은 정몽구(1938년생)이며 그의 장남이 정의선이다. 현대자동차를 설립, 포니 승용차를 개발해 훗날 ‘포니 정’으로 불렸던 왼손잡이 정세영은 1남 2녀를 두었는데 장남이 정몽규다.

정몽구와 정몽규가 4촌 간이니, 정몽규는 정의선의 5촌 아저씨다. 필자는 1990년대 정세영과 골프를 칠 때 그가 왼손잡이임을 알 수 있었다.

정의선, 탁월한 리더십으로 양궁 세계최강 유지

하지만 정의선과 정몽규의 체육계 행보에는 다른 점이 많아 보인다. 1985년 정몽구가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맡아 기초를 잘 다져놓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2005년 35세의 나이에 제9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맡은 정의선은 여자양궁 올림픽 단체 10연패, 남자 양궁 올림픽 단체 3연패 등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올 파리올림픽에서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 담아 한국이 따낸 금메달 13개의 38%를 차지했고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이 종합 8위에 오르는 데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가 있기까지는 정의선 회장의 탁월한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궁 발전을 위해 투자는 아끼지 않으면서 협회나 선수단의 일에 간섭은 하지 않는 업무 분담을 확실히 하고 있다는 것.

예를 들면 2012년 런던올림픽의 경우 양궁경기장이 선수촌에서 1시간 거리로 멀리 있는 점을 감안, 숙소를 경기장 근처로 옮겨주고 한식당에서 주문한 도시락을 제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렸지만, 훈련 등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40년간 이끄는 한국 양궁은 벌써 4년 뒤 2028년 LA 올림픽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1월 선임할 차기 대한양궁협회 회장은 정의선 회장 6연임이 확실하며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한다.

현대차 그룹이 주도하는 전북 현대 축구단과 기아 타이거즈 야구단의 운영도 여타 구단의 모범이 될 만큼 원활히 돌아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몽규 회장, 24일 국회 질의 받아…문체부 감사 곤욕

이와 비교하면 2013년 1월부터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대한축구협회는 바람 잘 날 없는 ‘사고 단체’나 다름없다. 당장 24일 오전 10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불러 운영 실태와 관련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지난 7월 말부터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벌여온 문체부도 이달 말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10월에는 국회가 국정감사까지 계획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싸늘한 시각은 무엇보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9회 연속 올림픽에 나갔던 한국 축구가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데다 이후 감독 선임 절차 등이 지켜지지 않은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거쳐 선임해야 할 대표팀 감독을 정몽규 회장이나 이임생 이사 등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축구계는 정몽규 회장, 홍명보 감독, 이임생 이사 등이 모두 고려대 출신으로 “대학 동문만 챙긴다”는 불만이 오래전부터 제기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인데도 정몽규 회장은 내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정기총회에서 4번째 회장 연임을 준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출마한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장과 경기단체 회장, 지방체육회 회장은 2연임이 가능하지만 3연임부터는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의 4연임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노조부터 부정적이다. 축구협회 노조는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좇는 정 회장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다. 정 회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데 남은 임기 보내기를 바란다.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 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축구협회 노조뿐만 아니라 축구계와 문체부는 정 회장의 4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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