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차에 물탱크를 달아 무게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5년간 기업체의 원자재 10억원 상당을 빼돌린 일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은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A씨 등 화물차 기사 6명, 업무상과실 장물 취득 혐의로 B씨 등 고물상 업주 3명을 붙잡아 이중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7명을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 화물차 기사들은 202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울산 지역 산업단지 내 업체에 금속 원자재를 납품하면서 원자재 88t(10억원 상당)을 빼돌려 B씨 등 고물상에게 팔아넘긴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산단 내 계근 거래 시스템을 악용했다. 이 시스템은 납품 차량이 산단 업체 내부로 들어갈 때 적재된 화물을 포함한 전체 차량 무게를 계근대에서 측량한 후 차량이 물건을 내려주고 다시 나올 때 다시 무게를 재 납품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구속된 A씨 등은 화물차 적재함 하부 등에 500ℓ(0.5t) 용량 물탱크를 은밀히 설치해 물을 채워 화물 무게를 부풀려 계근대를 통과한 후 원자재를 내려주고 이후 물탱크에서 물을 빼낸 후 다시 빠져나오는 수법을 썼다.
총 10t을 납품하기로 했다면 9.5t은 원자재를 싣고, 나머지 0.5t은 미리 빼돌린 후 그 부족분 0.5t을 물로 채운 후 계근대를 통과했다.
이어 업체에 원자재 9.5t을 내려주고 물탱크 물은 모두 흘려보낸 후 다시 계근대를 통과해 마치 원자재 10t 전체를 정상적으로 납품한 것처럼 속인 것이다.
A씨 등은 주당 2회 정도 이런 식으로 원자재를 따로 챙겨 B씨 등 경남 지역 고물상 업자에게 팔았다.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첩보를 통해 파악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A씨 일당을 붙잡아 조사한 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