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명이 숨진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에 대해 일반 건축물이 아닌, 토목 공사에 준하는 교량형 시공이 이뤄졌어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난 도서관은 건물 상층부가 기울어진 총길이 168m의 ‘경사진 교량’과 다름없다”라는 설명한다.
16일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광주대표도서관은 구조물의 경간(Span·스팬)을 길게 설계한 ‘장스팬 지지 PC거더 공법’을 이용해 건설돼왔다. 길이 48m 간격의 기둥과 기둥 사이를 교각처럼 용접하는 방식으로 짓는 게 골자다. 철골 기둥 위에는 지지대(동바리) 없이도 콘크리트를 타설할 수 있는 데크 플레이트(Deck Plate) 방식이 사용됐다.

그동안 사고 현장을 찾은 상당수 전문가들은 “붕괴 사고가 난 광주대표도서관은 사실상 경사진 교량 건설 현장”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도서관의 건물 상층부가 기울어진 길이 168m 건물로 설계된 점을 토대로 한 분석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사고가 난 도서관은 육안으로만 봐도 건물 전체가 도로에 내리막이 있는 것처럼 10~1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며 “평평한 건물 구조는 위에서 누르는 수직력만 작용하는데, 경사가 있는 경우는 수직력과 수평력이 함께 작용해 붕괴에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인 송창영 광주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사고 건물은 경사가 있는 48m 교량으로 봐야 한다”며 “타설한 콘크리트 하중이 수직이 아닌 다른 곳으로 집중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또 “길이 48m짜리 트러스(육교형 철제 구조물)는 건축에서는 쓰지 않는 토목 교량형 공법”이라며 “기둥과 보가 만나는 접합부가 깔끔히 떨어진 걸 보면 48m 장스팬을 감안하지 않는 등 상세 설계 부족과 부실시공 등이 맞물린 총체적인 결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붕괴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사고 현장에서 노동당국 등과 합동 감식을 벌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 등은 건축·기술 전문 분야 전문가와 함께 붕괴된 건축물의 구조적 결함 여부 및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도 붕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사조위는 강구조·건축구조 분야 전문가인 최병정 경기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산·학·연 중심의 외부전문가 12인으로 구성됐다.
사조위는 4개월간 ▶안전관리계획서, 시공계획서 등 사전절차 적정성 ▶구조검토, 설계안전성 검토 등 설계도 작성·검토 적정성 ▶PC합성보, 철골 및 데크 플레이트, 기둥접합부의 시공불량, 콘크리트 타설 등 시공과정 중 품질·안전관리 적정성 등을 조사한다.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쯤 옥상층(2층)이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무너지면서 작업자 4명이 매몰돼 사망했다. 사고가 난 도서관은 광주시가 추진 중인 옛 상무소각장 부지의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연면적 1만1286㎡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광주광역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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