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업 생활을 오래 한 제게는 쉽지 않은 기록입니다.”
키움 최주환(37)은 선수 생활에서 백업으로 보낸 시간이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1988년생으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뛴다. 그의 성실함을 엿볼 수 있는 커리어다. 프로 20년차를 맞은 올해도 그 꾸준함을 증명하고 있다.
최주환은 10일 고척 두산전에서 개인 통산 1500경기 출장·2000루타를 동시에 달성했다. 1500경기 출장 경기에서 동점 솔로포 포함 4타수 3안타(1타점 1득점)로 맹활약했다.
8회말에 터트린 시즌 8호 홈런포가 팀 역전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최주환은 2-3으로 끌려가던 8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불펜 박치국의 직구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최주환은 KBO 역대 74번째로 개인 2000루타 기록까지 채웠다. 경기는 3-3 원점으로 돌아갔고, 키움은 9회 임지열의 끝내기 안타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팀 승리와 함께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한 최주환은 “1500경기 중 오늘이 가장 의미있는 경기 같다. 한 경기에서 1500경기 출장과 2000루타를 동시에 달성했기 때문”이라며 “2000루타를 오늘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는데 홈런으로 기록을 만들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술적으로 100경기를 15년 동안 뛰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그래서 1500경기 기록이 그 어떤 기록보다도 값지다”고 1500경기 출장 기록을 자랑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2000경기, 그 이상으로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바람도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부터 키움에서 뛰는 최주환은 ‘복덩이’라 할 만하다. 두산, SSG를 거쳐 타선 침체로 고민하는 팀에 합류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타율(0.257)은 높지 않았지만, 2루타 23개 포함 13홈런 84타점을 올리며 베테랑 해결사로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오랜 시간 타격이 무뎌져 있던 그에게도 ‘젊은 팀’ 키움 이적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최주환은 올해 타율 0.262에 8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과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시즌 초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던 최주환은 무더위가 시작된 6~7월 깊은 부진에 빠졌다가 최근 들어 다시 살아나는 흐름을 만들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24(37타수12안타 8타점 5득점)를 쳤다.
최주환은 “전 소속팀인 두산과 SSG가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오랜 시간 함께했던 팀과 현재 팀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지금은 키움 소속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