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티노, 트럼프 찬양 발언 “명백한 규정 위반” 前 FIFA 거버넌스위원장 지적

2025-11-06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7일 “인판티노 회장이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메리칸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FIFA의 정치·종교 중립 조항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우리는 모두 그가 하는 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이 꽤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한 것을 실제로 실행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말한다. 그래서 성공한 것”이라고 극찬했다. 또한 인판티노는 “나는 미국인이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선출됐다.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에서는 선거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며 “그는 선거 공약을 실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2016~2017년 FIFA 거버넌스위원장을 지낸 미겔 마두로 전 포르투갈 정부 장관은 “이 발언은 명백히 FIFA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FIFA 회장이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언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특정 정치인의 정책을 지지하고 다른 이들도 이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마두로는 “민주주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할 자유도 존재한다”며 “FIFA 회장으로서 특정 정치인의 행보를 지지하는 것은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FIFA 윤리규정 제15조는 “FIFA는 정치적·종교적 사안에 있어 중립을 유지해야 하며, FIFA의 법적 목적과 관련된 사안 외에는 예외가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FIFA는 인판티노의 발언이 정치 중립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대해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윤리위원회가 자체 조사를 개시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윤리위원회는 FIFA 산하 독립 사법기구로, 규정 위반자에 대해 경고, 벌금, 교육 명령, 또는 축구 관련 활동 금지 등의 제재를 내릴 수 있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판티노 회장은 같은 날 FIFA가 신설한 ‘FIFA 평화상’ 제정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갈등을 종식하고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헌신하는 인물들을 기리는 상”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2월 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추첨 행사에서 이 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도 이 행사에 참석한다.

인판티노 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정치 지도자들과의 관계로 논란을 일으켜 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가 논란이 됐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개최국 인권 문제에 대한 소극적 태도로 비판받았다. 이번 트럼프 찬양 발언은 FIFA 내부에서도 “조직의 신뢰와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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