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24년이 지난 2024년 12월 10일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스톡홀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받으며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할 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노벨평화상 수상식이 있었다.
2024년 노벨평화상은 일본 내 원폭 피해자 단체인 니혼 히단교(Nihon Hidankyo)가 수상했다.
히단교는 1956년 결성되어 국제사회에 핵무기 폐기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일본 정부에 피폭 지원을 요청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이다. 노벨위원회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과 다시는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증언을 통해 증명한 공로를 인정”하여 이 상을 수상 한다고 밝혔다.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식에는 히단교 관계자 외에 한국이 피폭자인 정원술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장과, 피폭 2세인 이태재 한국 원폭 피해자 후손회 회장도 히단교의 초청으로 함께 참여했다.
수상식의 대표연설을 한 다나카 데루미는 “일본에서 피폭돼 고국에 돌아간 한국인 피폭자들과 전후 미국과 브라질, 멕시코, 캐나다 등지로 이주한 많은 피폭자는 피폭자 특유의 병, 원폭 피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고통받았다”라고 했다.
시간이 흐른 뒤 한국 역사에서 2024년 노벨평화상에 참석한 2명의 한국인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는 원폭 피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과 그 후손들이 살아가고 있다.
직접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은 이미 나이가 80세를 넘긴 고령이며, 많은 피해자가 유명을 달리했다. 이제 후손들인 2~3세에게 그 고통이 대물림되고 있다. 2007년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죽는 순간까지 원폭 피해의 유전적 피해를 호소하다 죽은 고 김형률을 시작으로 원폭 피해가 유전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2~3세에 대한 지원은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유전학적으로 원폭 피해가 자녀에게 유전되는지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폭 피해자들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제국주의 전쟁을 위한 일본이 전쟁 무기를 만들기 위해 강제로 동원되어 끌려가 고통스러운 노동환경 속에서 착취당하다가 미국의 원폭투하로 피해를 본 역사적으로 암울하고 힘없던 그 시기의 아픈 역사를 외면하는 것이다.
피해자들이 자신 받은 피해를 당당하게 얘기하고 그 아픈 역사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국 사회가 앞장서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원폭 피해의 문제는 단지 피해자들의 지원 문제를 넘어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비핵평화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니혼히단교의 노벨평화상 수상도 비핵평화 운동이 수상의 주된 역할이었음을 볼 때 앞으로 한국 사회가 바라보는 원폭 피해의 문제를 더 큰 아젠다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도 그동안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핵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