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도 지점 안가고 통장 만든다” 농협銀, 첫 기업 비대면 서비스

2025-11-06

NH농협은행이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비대면 기업금융 서비스를 내놓는다. 지금까지 법인 거래는 은행 지점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금융 업무 처리 속도가 더 빨라지고 간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15일 비대면 기업금융 플랫폼인 ‘더 퀴커(The Quicker)’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법인 계좌 개설과 여신 약정, 무역 송금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기업금융 업무를 보려면 영업점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법인 계좌를 개설할 때는 직접 사업자 등록 증명원이나 법인 등기부등본 실물 등을 출력한 뒤 은행 영업 직원에게 제출해야 한다. 개인이 계좌를 만들 때는 신분증을 바로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비대면으로 인증해도 되는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더 퀴커 플랫폼을 활용하면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비대면으로 바로 필요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는 것이 NH농협은행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은 거래 신청서와 각종 확인·동의서를 비롯한 총 9종의 종이 서식을 전자문서로 전환했다.

법인 여신 신청과 약정 체결도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는 지점을 찾아 약정서를 작성하고 대표자 본인 확인도 거쳐야 한다. 더 퀴커를 이용하면 이 같은 절차를 모두 비대면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해외 송금 및 수출입 금융 업무도 지원할 계획이다. 유선·대면 신청이나 팩스·e메일 서류 접수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더 퀴커 플랫폼을 활용해 외환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NH농협은행은 더 퀴커에서만 제공하는 법인 예금과 펀드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수신·외환 외에도 퇴직연금과 법인카드 부문까지 더 퀴커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각 법인 고객 스스로 금융거래 내역을 조회하고 분석할 수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도 탑재할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의 관계자는 “더 퀴커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업거래도 모두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거래 고객의 편이성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퀴커 플랫폼은 강태영 행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강 행장은 농협은행 디지털전환(DT) 부문 부행장과 NH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 부문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올 1월 취임 당시에도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주요 경영 목표로 거론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농협은행은 AI 기반 상품 추천 서비스와 오픈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오픈 API) 사업을 확대하며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NH농협은행이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회장사를 맡으면서 은행권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NH가 강 행장 취임 이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