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임명 지시에도 여야 대치 속 ‘공전’
대통령실 “국회 여야 합의 필요, 내년 진행될듯”
여당도 미온적 태도…‘전 정부 전철 밟나’ 비판

대통령 친인척 감시 역할을 맡는 특별감찰관 임명이 올해도 넘길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직접 임명을 지시했지만, 대통령 최측근 논란과 여야 대치 속에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관련 논의를 미루면서 4개월째 임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권력 핵심부를 감시하는 제도적 장치인 특별감찰관이 9년째 공석인 현실을 두고 임명을 방치했던 전 정부들의 전철을 반복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특별감찰관 후보를) 보내야 판단하는데, 지금 대통령실에서 특별히 추진하고 있는 건 없다”며 “여야가 그렇게 싸우는데 합의가 되겠나. 내년쯤 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공무원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공무원이다. 대통령 직속기관이지만 직무상 독립된 지위를 갖는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국회가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통령은 이중 1명을 지명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당초 대통령실은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검토와 실무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회 추천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없는 구조를 들어 관련 작업을 미루는 모양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특별감찰관 문제를) 논의할 만큼 상황이 그렇게 넉넉지 않다”며 “야당은 야당대로 자기들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어 차분히 앉아서 논의할 기회가 없다. 일단 입법 전쟁이 끝난 다음에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특별감찰관 임명을 공약으로 내세운 데 이어 지난 7월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도 “권력을 가진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권력은) 견제를 받는 게 좋다”며 “특별감찰관 임명을 지시해놨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곧바로 “이 대통령의 지시로 특별감찰관 임명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지를 냈지만 이후 진전은 없었다. 관련 절차가 예상보다 늦어지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8월19일 기자간담회에서 “절차가 지지부진한 측면은 분명히 있지만 진행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별감찰관 문제가 재소환된 건 야당의 입을 통해서였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출석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자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이 특별감찰관 임명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 지금 즉시 국회에 추천을 요구하고 민주당으로 하여금 즉각 논의토록 조치하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특별감찰관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됐다. 2015년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임명됐지만 이듬해 9월 감찰 유출 의혹으로 중도사퇴했다. 이후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는 내내 공석이었다. 올해도 특별감찰관이 임명되지 않고 해를 넘길 경우 10년째 공석이 된다. 관련법은 특별감찰관이 공석이 될 경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특별감찰관은 있는 것 자체로도 (측근 비위에 대해) 경고 기능을 할 수 있다. 여러모로 활용돼야 할 제도”라며 “대통령도 여당도 별로 의지가 없어 보여 답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임명 주체인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더 적극적인 공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 교수는 “대통령실이 의지를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계속 얘기를 해야 여야도 움직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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