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그룹 사외이사, SK·농협·현대차·롯데·삼성 순 많아...6년 채운 79명 교체 예정, 누가 영입될까?

2025-02-26

- 유니코써치 조사....올 1월 이후 임기 남은 50대 그룹 사외이사는 1259명

- 2곳서 활동하는 사외이사 101명…전문성 높은 학자 출신 43%로 '최다'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국내 50대 그룹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이 올 상반기 임기만료를 앞둬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또는 퇴임 갈림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외이사 최대 재임기간인 6년을 채운 사외이사가 8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그룹 가운데 2곳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사외이사는 100명을 돌파했고, 이중 대학교수 등 학자 출신이 43%나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7일 '2024년 50대 그룹에서 활약하는 사외이사 및 2곳에서 활동하는 전문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중 공정 자산 기준 상위 50개 그룹을 대상으로 각 그룹이 지난해 5월 대기업집단현황 공시에서 공개한 사외이사 임원 현황을 기준으로 삼았다.

조사 결과, 50대 그룹에서 활약하는 사외이사는 1259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 중 40.6%에 달하는 511명이 해당 회사 이사회에 처음 참여해 활동 중인 신규 사외이사이고 나머지 59.4%인 748명이 재선임된 사외이사로 조사됐다.

그룹별 사외이사 인원을 보면 SK그룹이 8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계열사 숫자가 많다 보니 이사회에서 활동 중인 사외이사도 비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농협 85명 △현대차·롯데 각 74명 △삼성 71명 △KT 59명 △한화 58명 △카카오 52명 등의 순으로 50명 이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그룹 사외이사 중 올 1월 초부터 6월 말 사이에 임기가 공식 만료되는 인원은 전체의 41%인 516명으로 조사됐다.

이중 대다수가 올 3월 주총 전에 임기가 끝나 다가오는 3월 주총 등에서 재선임 되거나 혹은 다른 인물로 교체되는 갈림길에 놓였다.

또 올해 7월에서 2026년 6월 말 사이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504명(40%), 2026년 7월~2027년 6월 중 임기가 종료되는 사외이사는 239명(19%)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임기가 종료되는 사외이사 516명 중에서도 79명은 지난 2019년부터 임기가 시작해 올해 최대 임기 6년을 꽉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 등에서는 같은 회사에서 사외이사를 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 6년으로 제한해두고 있어 사외이사 79명은 3월 주총에서 교체될 전망이다.

임기 6년을 꽉 채운 사외이사 79명 중 44.3%인 35명이 국내 4대 그룹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SK 12명 △현대차·LG 각 8명 △삼성 7명 등이다.

SK에서는 △하영구(SK하이닉스) △김석동(SK텔레콤) △김병호·염재호(SK) 사외이사가 지난 2019년부터 같은 회사에서 6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 어떤 사외이사가 새로 영입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차 그룹에서는 현대자동차에서만 윤치원·유진오(Eugene M.Ohr)·이상승 사외이사 3명이 동시에 물러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는 이미 김수이·도진명(Jim Myong Doh)·벤자민 탄(Benjamin Tan) 3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해 둔 상태다.

이중 김수이씨는 전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PE 대표이고, 벤자민 탄씨는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으로 재무·회계 전문가이다. 도진명씨는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출신으로 반도체 전문가로 꼽힌다.

이번 현대차의 사외이사는 전문성과 함께 여성과 외국인 임원이 명단에 포함돼 지배구조 차원에서 다양성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서는 △한종수(LG) △이상구(LG전자) △박상찬(LG이노텍) 사외이사가 6년 임기만료로 새 인물로 대체될 예정이다.

이들을 대체할 인물로 ㈜LG는 재무에 밝은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 교수를, LG이노텍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 실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LG전자는 고용노동부 상생임금위원회 위원과 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인 강성춘 서울대 경영학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이 높은 인물을 영입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삼성에서는 △이한조(삼성전자) △남기섭(삼성중공업) △허근녕(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가 이번에 그만둔다. 해당 자리에는 이혁재(삼성전자)·김상규(삼성중공업)·이승호(삼성바이오로직스)씨가 신규 사외이사로 각각 낙점됐다.

이혁재 사외이사는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과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맡고 있는 반도체 전문가다. 반도체 분야 경영 강화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상규 현 한국조달연구원 이사장은 조달청장을 역임했다. 이승호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최근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지냈다.

한편, 50대 그룹 계열사 중 2개 회사의 이사회에서 참여하는 사외이사는 202명(중복포함)이었다. 개별 인원으로는 101명이다.

이들 101명이 50대 그룹 계열사에서 맡고 있는 사외이사 자리만 해도 16%에 해당하는 202곳(101명*2)인 셈이다.

2개 기업 이사회에 참여하는 101명의 사외이사를 성별로 구분해보면 남성이 71.3%(72명)로 다수를 차지하고, 여성은 28.7%(29명)로 30% 가까이 근접했다.

2곳에서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101명을 5년 단위 출생년도별로 비중을 보면 1965~1969년 사이가 3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60~1964년 25.7%, 1955~1959년 17.8% 순이었다.

1970~1974년 9.9%, 1975~1979년 5%, 1950~1954년 4%, 1980년 이후는 2% 정도였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67년생이 12명으로 최다였다.

여기에는 대표적으로 △유명희(삼성전자, 에이치디현대건설기계) △강진아(현대모비스, OCI홀딩스) △권익환(한화, SK바이오사이언스) 사외이사 등이 동갑내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력별로 보면 대학 총장·교수 등 학자(學者) 출신이 44명(43.6%)으로 최다였다.

학자 출신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높다는 점에서 사외이사 영업 1순위로 꼽힌다.

대표적인 학자 출신 중에는 서승환 전 연세대 총장이 눈길을 끈다.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역임했던 서승환 전 총장은 현재 HD현대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두 곳에서 사외이사로 활약 중이다.

학자 다음으로는 고위직을 역임한 행정 관료 출신이 27명(26.7%)으로 많았다.

고위 관료 중에서도 전직 장·차관 거물급 출신은 11명(10.9%)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바 있는 유일호 현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이 이름을 올렸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삼성생명보험과 효성의 이사회 멤버이다.

판·검사 및 변호사 등 율사(律士) 출신은 18명(17.8%)이다.

대법원 대법관 및 법원행정처 처장 출신인 김소영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김소영 변호사는 현재 효성과 삼성화재해상보험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한화에너지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이다.

반면 기업가 출신은 12명(11.9%)으로 가장 적었다.

그룹으로 보면 삼성과 현대차에서만 25명의 사외이사가 회사 2곳 이사회에 참여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돌려 해석하면 최근에는 현대차 그룹에서 활동 중인 사외이사들을 다른 그룹 등에서도 선호하고 있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어 △삼성(23명) △SK·롯데(각13명) △LG·한화(각 11명) 순으로 나타났다.

정경희 유니코써치 사외이사 및 지배구조 담당 보드랩(Board Lab.) 부문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른 기업에서 사외이사 경험이 있는 인물을 선호했다"며 "하지만 최근 대기업에서는 사외이사 경험이 없더라도 기업의 핵심분야의 깊은 전문성을 갖춘 참신한 인재를 찾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이사회에 오랫동안 활동하며 기존 틀에 익숙한 사외이사보다는 차별화된 역량과 다양한 시각을 가진 전문가를 통해 현재의 경영 위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돌파해나가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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