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올림픽, 위도띠뱃놀이, 베를린

2025-07-29

전주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한 지억 문화계의 노력들이 착실하게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무용단이 지난 27일 독일 베를린의 국립오페라 극장(Staatsoper Berln)에서 공연한 창작무용 ‘고섬섬’이 그 예다.

‘고섬섬’은 본도 부안의 국가무형유산 ‘ 위도 띠뱃놀이’를 중심서사로 하여, 바다에 나아간 어부의 생과 사, 그리고 일상화되다시피한 엄숙한 의식들을 에누리없이 손에 잡히듯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섬의 풍경, 어부의 일상, 풍어제 현장 등에서 신과 인간의 대화가 가능한 간구의 밀도가, 무대를 삶과 죽음의 현실적 경계에로까지 확장시켜 주고 있다.

‘고섬섬’은 1년 전 정기공연 이후 도립국악원 간판 레퍼토리로 자리잡았고 한국예술단체로서는 처음으로 베를린 슈탓츠오퍼에 초청받은 공연이라 하니 이미 ‘고섬섬’의 성가는 조용히 지구상에 퍼져 있었던 셈이다. 무엇보다 독일 베를린은 1988년 서울 올림픽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이듬해인 1989년 베를린 장벽을 붕괴시킨 핵폭탄이 서울올림픽이기 때문이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년 LA올림픽이 동서진영의 반목으로 반쪽대회기 된 것을 분단된 한반도의 서울올림픽이 하나로 통합시킨 대회로 치르면서, 그 때까지 몰랐던 빈민,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기적적 발전 모습을 적나라하게 과시했다고 세계 매스컴은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서울 올림픽이 동서냉전체제를 무너뜨렸고 베를린장벽을 붕괴시켰다는 역사적 사실은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

‘2036 전주 올림픽’은 서울 올림픽이 세계사에서 이룬 ‘독일 통일’과 ‘동서냉전체제 붕괴’를 세계사에 기억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위도 띠뱃놀이’를 ‘바탕 서사’로 한 창작무용 ‘고섬섬’같은 문화적 기제가 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