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중서도의 길을 걸은 정읍 출신 조선 후기 3대 명필 창암 이삼만 평전 출간…김익두·허정주 지음

2025-01-22

 조선 후기의 3대 명필 창암(蒼巖) 이삼만(영조 46/1770~헌종 13/1847) 선생의 일생 삶과 예술적 업적을 총체적으로 다룬 ‘조선 명필 창암 이삼만 평전: 민족-민중서도의 길을 열다(민속원·4만2,000원)’가 발간됐다.

 저자(김익두·허정주)들은 전국 각지를 돌며 조사한 창암 관련 자료들을 정리하고, 그동안 나온 창암에 관한 각종 자료들과 연구들을 모두 모아 그의 삶과 예술을 평전 형태로 생동감 있게 펼쳐 놓았다.

 책에는 정읍시 부전동 부무실에서 출생해 40대까지 정읍에서 서도와 서예를 수련하면서 전주를 왕래하며 살다가, 50대에 들어와 선친의 고향 전주로 거처를 옮겨 펼친 20여 년의 전주 활동기,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공기골에서 마지막 10년 동안 자신의 신바람의 서도이론과 유수체 서예를 완성한 말년기 등 그의 지난하고도 줄기찬 서도 득도에의 피땀어린 노력과 성취의 과정이 담겼다.

 또한 당대의 명필 창암 이삼만과 당대 최고의 명창 완주군 용진면 구억리 출신의 비가비 명창 권삼득과 그 둘 사이에 놓인 명창 심녀 ‘정씨’ 사이의 삼각관계, 당대의 서민계통의 명필 창암과 양반 사대부 계통의 명필 추사 김정희 사이에 벌어지는 라이벌적 갈등·대립과 마지막 화해 관계의 전개도 등이 암시적으로 드러나 독자의 흥미를 끈다.

 창암이 세상을 떠난 뒤 후인들의 평가도 기록되어 있으며, 세상에 남긴 대표적인 서예 작품도 꼼꼼하게 챙겼다. 서첩, 병풍, 편액 및 주련, 비문·석각 등에 걸쳐 자세히 펼쳐놓고, 각 작품들에 대한 세세한 해설과 흥미로운 감상을 붙여 놓았다. 부록으로 창암의 인보와 연보, 그동안 나온 창암 관련 연구 참고문헌도 망라해 놓고 있다.

 김익두 정읍학연구회 회장은 “이 책은 1994년부터 거의 30여 년에 걸쳐 가다듬고 보완하고 다시 고쳐온 작업의 결실로, 제가 이승에서 할 수 있는 창암에 관한 마지막 연구라고 생각한다”며 “이 마지막 작업에 허정주 박사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창암은 당대 중국과는 다른 조선의 독자적인 민족-민중적 서도의 길을 처음으로 개척해낸 분으로, 창암을 높이면 호남의 서도·서예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서도·서예 전체가 진정으로 높아질 것이다”며 “이 책의 작업이 뒤늦게나마 이뤄져 창암의 놀라운 업적을 세상에 제대로 널리 알리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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