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모든 초급 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을 없애고, 앞으로 5년 내 실업률이 20%까지 솟을 수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코앞에 다가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28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지난 22일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클로드4’ 제품군을 발표한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위와 같이 전망했다. 다리오 아모데이는 인터뷰에서 “기술, 금융, 법률, 컨설팅 등을 비롯한 사무직과 특히, 입문 수준의 일자리가 대량으로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러한 다리오 아모데이의 발언은 앤트로픽이 인간과 가까운 수준으로 코딩할 수 있는 최첨단 AI 모델을 선보이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다. 그는 “이 기술의 제작자인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고 우려했다.
그가 예측하는 ‘사무직 대멸종’ 사태가 벌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오픈AI나 구글, 앤트로픽을 비롯한 AI 기업은 인간의 성능을 따라잡거나 능가하기 위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심지어 그 속도도 빠르다.
두 번째, 미국 정부는 AI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지거나 일자리 위협으로 근로자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걱정으로 이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따라서 AI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AI가 일자리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과 그 영향력을 간과하고 있다.
IT 기술을 다루는 직군조차도 AI로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자 6천명을 해고하며 대규모 감축을 시행했다. 미국고용통계국(BLS) 인구조사에 따르면 미국 컴퓨터 개발자 고용은 지난 2년간 27.5% 감소했다.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역시 ‘AI 기반 운영 효율화’를 위해서라며 올해 전체 인력의 5%를 해고하기도 했다.
다리오 아모데이는 기업에서 AI 활용하는 방식이 단순한 업무 보조에서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봤다. 많은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챗GPT와 같은 챗봇만으로도 업무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는데,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오면 이보다 더 많은 효율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99명이 할 수 있는 일을 AI로 인해 3명이 할 수 있는 시대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중간 레벨의 엔지니어도 올해 안에 필요 없게 된다”고 예측했다. 그는 올해 1월 “메타를 비롯한 다른 기업들이 중간급 엔지니어 역할을 하는 AI로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당수 기업들은 AI 에이전트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으며, 그 시점은 생각보다 빠를지도 모른다. 다리오 아모데이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 CEO들과 대화에서 “그들 모두가 AI 에이전트나 AI 기술이 언제, 어떻게 인간 근로자를 대체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며, “기술이 인간 수준의 효율성에 도달하면, 수년 후에는 기업들이 인간에서 기계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리오 아모데이는 자신을 “비관론자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AI 기업이 수익을 낼 때마다 수익의 약 3%를 정부에 납부하는 ‘토큰 세금’ 같은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완화할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