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커피 원두서 단백질 추출, 빵 반죽에 밀가루 대체

2024-11-25

업사이클링 가치 담은 ESG 식품 문화 확산

유엔환경계획(UNEP)의 '음식물 쓰레기지수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 생산량의 19%가 버려진다. 음식물 쓰레기는 온실가스의 8~10%를 차지한다. 기후위기와도 직결된다. 지난 20~23일 열린 '월드푸드테크 엑스포&콘퍼런스 2024'에서 식품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 푸드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엄청나게 버려지는 커피 원두 찌꺼기, 참기름을 짜고 난 부산물과 쌀 도정 후 버려지는 쌀겨 등이 식품 원료로 재탄생하고 있다.

21일 전시회장을 둘러본 상명대 융합기술대학 식품공학과 이승호 교수는 "이제 소비자들은 제품의 맛과 건강뿐 아니라 환경과 지속 가능성(ESG)을 묻는다"며 "과거엔 단순히 식물 기반 제품만으로도 매력적이었으나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 전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발전하는 푸드테크 기술은 업사이클링 푸드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그간엔 껍질, 뿌리, 씨앗 같은 부산물을 버리지 않고 활용한다는 게 컸다. 이제는 현대인이 즐겨마시는 커피 원두에서 영양소를 추출한다. 커피콩 100g의 13%가량이 식물성 단백질이다. 커피 한잔을 만드는 데 사용된 원두의 99.8%는 커피 찌꺼기(커피박)로 버려진다. 커피박에서 카페인은 제거하고 단백질만을 추출해내는 푸드테크 기술이 나오면서 커피의 영양학적 가치를 온전히 경험하는 길이 열렸다.

커피박을 활용한 식물성 단백질 원료인 커플로어(Cofflour)에 사람들의 관심도 실제 높을까. 21일 전시장에서 커플로어로 만든 휘낭시에(디저트류의 빵)를 시식으로 내놓은 곳을 찾아가 봤다. 이 빵의 20%는 밀가루 대신 커플로어라고 한다. 커피 원두의 풍미를 보존해 향, 색은 인위적이지 않다고 했다. 빵을 맛본 사람들은 '커피 원두에 단백질이 있느냐'며 흥미를 보였다. '커피가 든 디카페인 디저트가 새롭다' '식감이 코코넛 가루처럼 아삭하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의 아야 리얼 푸드(Aya real food) 대표 아이샤 이사크(Aishah Ishak)는 "커플로어로 뭘 더 만들 수 있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이 기업은 채식 친화적인 천연 재료들로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간편한 가정식 요리를 만들어 먹도록 돕는 식품 회사다.

커플로어 기술을 보유한 어반랩스 김선현 대표는 "3년 전만 해도 업사이클이란 개념조차 생소했는데 국내외에서 관심이 높아지는걸 실감한다"며 "커피 생산량이 많은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국제 비정부기구(NGO)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러 온다"고 했다. 커플로어 100g에는 단백질이 48g, 식이 섬유가 25g 들었다. 달걀 8개의 단백질, 귀리가루 3컵에 든 식이섬유와 비슷한 양이다. 커플로어는 빵·구움과자, 국수·마카로니 같은 다양한 식품에 활용한다.

이승호 교수는 "소비자 요구를 실현하는 푸드 테크 기술이 나오면 하나의 트렌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새로운 식품 문화로 자리 잡는 시대"라며 "식품 선택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천하는 도구가 되고있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