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7만 여 명, 강화도 보다 좁은 면적의 섬나라 출신 아마추어 선수가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컷을 통과했다.
골프전문 매체 골프먼슬리는 15일 케이맨제도의 저스틴 헤이스팅스(21)가 제125회 US오픈에서 컷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헤이스팅스는 15명의 아마추어 출전자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해 아마추어 부문 우승을 확정했다.
헤이스팅스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US오픈에서 1라운드에는 버디 3개·보기 4개·더블 보기 1개, 2라운드에는 버디 4개·보기 3개·더블 보기 2개로 각각 3오버파 73타를 쳤다. 이틀 합계 6오버파 146타를 기록한 헤이스팅스는 1타 차이로 컷을 통과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LIV 골프에서 올해만 4승을 챙긴 호아킨 니만(칠레) 등이 줄줄이 탈락한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이틀 동안 6오버파를 기록한 것은 아마추어로는 대단한 선전으로 평가된다.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3위 잰더 쇼플리(미국)도 헤이스팅스와 같은 스코어로 컷을 통과했다.
케이맨제도는 쿠바 남쪽의 카리브해에 있는 영국령 섬나라다. 면적은 264㎢로 한국에서 5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302㎢) 보다 작다. 케이맨제도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인구는 7만1432명이다.
땅이 좁은 만큼 골프장도 많지 않다. 케이맨제도에는 18홀 골프장과 9홀 골프장이 한 군데씩 있다. 이 때문에 헤이스팅스는 “케이맨제도에는 골프장이 1.5개 있다”고 소개한다.
7살 무렵 골프를 처음 접한 헤이스팅스는 골프가 좋아 매일 학교를 마치면 골프장에 가게 됐다. 그는 “왠지 모르게 질리지 않았다”고 한다. 열정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14살이던 2018년 처음 참가한 라틴 아메리카 아마추어 챔피언십(LAAC)에서 이 대회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을 세운 헤이스팅스는 이후 매년 순위가 올라갔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한 그는 올해 1월 마침내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US오픈, 디오픈까지 3개 메이저 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
헤이스팅스는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는 이틀 합계 4오버파 148타로 컷 탈락했지만 US오픈에서 마침내 메이저 대회 컷 통과를 이뤄냈다. 케이맨제도 출신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것은 2022년 디오픈에서 공동 76위를 기록한 에런 자비스 이후 처음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 졸업반인 헤이스팅스는 다음달 디오픈에 출전한 뒤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