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은퇴 선언하면서 트럼프·김정일 모두 때렸다…“무역이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이 왜 핵무기 필요한가?”

2025-05-04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0년간 이끌어온 버크셔에서 올해 말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려온 버핏 회장의 은퇴를 선언하며 던진 화두는 “무역이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비판한 말로 해석된다.

버핏 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의 60번째 연례 주주총회에서 “4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그레그 아벨 버크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이 올해 말부터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도록 추천하겠다”며 자신의 은퇴 계획을 공식화했다.

버핏 회장은 2021년 아벨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명하면서도 은퇴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그의 사후에야 아벨 부회장이 CEO를 맡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버핏 회장은 은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번복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날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버핏 회장은 “무역이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세계 다른 나라들이 더 번영할수록 우리가 손해 보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들과 함께 더 번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전 세계와 무역을 하려고 해야 하며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고, 다른 나라들도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비교우위가 있는 제품의 생산과 수출에 집중하고, 다른 나라가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은 수입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업들이 미국에서 파는 제품을 전부 미국에서 만들도록 강요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하는 주장이다.

버핏 회장은 '정부효율부(DOGE)가 하는 일이 미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질문에는 “관료주의는 놀랄 만큼 널리 퍼져있고 전염성이 강하다”고 답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이끈 정부효율부는 정부의 관료주의와 낭비성 지출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강도 높은 정부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각종 위법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버핏 회장은 정부의 재정 적자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재정 적자 축소 조치를 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니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의회는 그 일을 안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듯 북한에는 자기 머리 스타일을 비판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남자가 있다면서 “북한이 핵무기가 왜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버크셔의 주총에는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의 투자 철학과 생각을 들으려는 투자자들이 매년 몰린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일으킨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버핏의 견해에 관심이 쏠렸고, 주총 전날 행사에는 역대 최다인 1만9700명이 참석했다.

버크셔는 올해 1분기 96억달러(약 13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분기의 112억달러 대비 14% 감소한 수치로 주요 투자 부문인 보험업의 실적 악화와 외화환산손실이 원인이었다.

버크셔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3342억달러에서 올해 1분기 말 3477억달러(약 487조원)로 늘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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