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취업자 수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보다 9.4%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외국인 근로자 수요가 꾸준한 데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쉽지 않았던 입국이 수월해진 영향도 있다고 합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는 광업·제조업 분야에서 일합니다. 또 전체의 97.2%가 300인 이하 중소기업에 소속돼 있습니다. 내국인이 꺼리는 중소 제조업 분야의 일손을 이들이 채워주고 있는 겁니다. 특히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 제조업체와 건설 현장 등은 외국인 없이 아예 돌아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이들은 비교적 경제 상황이 나쁜 국가에서 이주한 만큼, 임금 등 생활 여건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숙련도가 높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장기 체류하고 더 많은 산업 현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제조업 현장을 외국인 근로자가 채우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레 국내 청년들의 어려운 취업 상황이 떠오르게 됩니다. 지난 2일 한국은행의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은 올해 3분기 42만2000명으로 1년 만에 25.4%나 증가했습니다. 질병 등의 사정도 있겠지만, 상당수가 눈높이에 맞는 직장의 문을 두드리다 좌절한 경우로 추정됩니다. 단순하게 이들의 ‘눈높이’만 탓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바다를 건넌 외국인 근로자처럼, 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를 바라는 게 청년의 잘못일 수 없습니다. 그만큼 더 많은 좋은 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정책적 고민과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