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7명 중 1명은 정신건강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정신건강 지원 예산은 8월 말에 이미 바닥나 예산 확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한예종이 최근 6년간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리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매년 신입생 6~8명 중 1명은 ‘심리적 취약군(주의·부적응)’으로 판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 16.5% △2021년 13.5% △2022년 18.2% △2023년 13.7% △2024년 14.3% △2025년 13.3%가 심리적 취약군으로 분류됐다.
원별 취약군 비율은 미술원이 가장 높았다. 특히 올해 미술원 신입생 중 심리적 취약군에 속하는 학생은 21.9%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학생이 자살·자해를 시도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6년간 6개원 중 5개원(영상원·연극원·미술원·음악원·무용원)에서 총 32명이 자살 시도나 자해를 경험했다.
현재 한예종은 학생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 외부 심리상담 등 비용을 1인당 연간 최대 5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예산 2500만 원은 8월 말에 이미 바닥났고, 지난 해에도 11월 초에 예산이 모두 소진됐다.
교내 학생심리상담소도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심리상담소의 상담 건수는 2021년부터 매년 60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상담 인력은 전임 5명, 외부 초빙 3명에 불과하다. 올해 8월까지의 상담 건수는 이미 4226건을 돌파했는데, 상담사 한 사람당 528건을 맡은 셈이다.
이기헌 의원은 “예술분야 학생들은 정서적 민감성과 창작 활동의 압박으로 스트레스 수준이 상당히 높고, 다른 전공보다 자살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예비 예술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상시적 정신건강 안전망 구축과 예산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