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 12년만에 주주환원 부활
1주당 660원(1294억원) 배당
삼성E&A, 12년만 배당... 일주 주주 '불만'
'12년 대비 주가 5분의 1... 잉여금은 최대
자사주 매입·소각 기대했으나 배당만 실시
"삼성물산은 3조 상당 자사주 소각... 대조"
회사 측 "자사주 소각, 여러 정책 중 하나의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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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E&A가 12년만에 주주환원 정책을 부활시켰지만 ‘자사주 소각’은 포함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의 주가는 2012년 기준 10만원을 넘었으나 현재는 1만7000원 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이익잉여금은 역대 최고로 쌓였다. 시장에서는 주주 불만을 달랠 '자사주 소각'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를 비켜갔다.
회사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전형적 호재로 인식된다. 자본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유통량이 줄어들면서 그에 비례해 주식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12년만의 배당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들은 "삼성 주요 계열사 중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지 않는 곳은 삼성E&A가 유일한 것 같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E&A가 최근 발표한 주주 환원 정책을 2012년 당시와 비교하면 불만의 이유를 가늠할 수 있다. 같은 계열의 삼성물산(건설부문)과 관련 수치를 대조·분석하면 '자사주 소각' 여부에 대한 차이는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삼성E&A는 배당금 지급에 대해 “견조한 실적 흐름에 힘입어 3년간(2024~2026년) 보통주 1주당 660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당 총액은 약 1294억원, 시가배당율은 3.9%이다.
회사의 직전 배당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회사는 1주당 3000원(배당 총액 1109억원)을 지급했다. 올해 배당 총액은 2012년에 비해 약 200억원 가량 증가했디. 다만 물가인상률과 화폐 가치 증감 정도를 감안하면 배딩규모는 2012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게 책정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시가배당률’은 12년 전 1.7%에서 3.9%로 우상향했다.
2012년 실적을 보면 이익잉여금 1조7712억원, 매출 9조9666억원, 영업이익 9716억원, 당기순익 6387억원을 기록했다. 그해 ‘주가’는 주주환원 정책 발표 시점 기준 10만3000원 대를 형성했다. 2024년 실적(3분기 기준)은 이익잉여금 3조713억원, 매출 11조4401억원, 영업이익 7323억원, 당기순익 5211억원 등이다. 주주 환원 정책 발표 시점 기준 주가는 1만7500원 대이다.
주가는 10만원 대에서 2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이익잉여금은 12년 전 대비 2.3배 가량 올라가면서 회사의 배당과 ‘자사주 소각’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정부의 상장社 밸류업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이같은 전망은 더욱 힘을 받았다.
삼성의 같은 건설 계열사인 삼성물산과 비교해도 삼성E&A의 ‘자사주 소각 없는 배당금 지급’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삼성물산은 3개년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올해 배당금으로 1주당 보통주 2600원, 종류주 2650원을 책정했다. 배당 총액은 4255억원이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2.2%, 종류주 3.0%이다. 여기에 보통주 780만7563주 소각, 우선주 15만9835주(9.8%) 소각 방침을 발표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3조원 가량이다.
물론, 삼성물산은 사업부문이 건설, 상사, 레저 등 6개에 달한다. 때문에 삼성물산과 삼성E&A의 ‘주주환원 정책’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주주 입장에선 삼성 내 같은 ‘건설 계열사’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재무 실적만 봐도 그렇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은 2021년 10조9890억원에서 2024년 18조6550억원으로 우상향됐고, 영업이익 역시 2021년 2510억원에서 2024년 1조10억원으로 4배 가량 뛰었다. 건설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 전체 매출 비중 역시 2021년 31.9%에서 2024년 44.3%로 올랐다. 영업이익 비중도 2021년 21.0%에서 2024년 33.5%로 올랐다. 이외에 현금흐름, 당기순익 등을 종합할 때 건설부문이 삼성물산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40%로 추산할 수 있다.
삼성E&A의 올해 배당금 총액은 1294억원으로 삼성물산의 올해 배당 총액(4255억원)의 30% 수준이다. 우연이겠지만 배당 총액만 놓고보면 삼성E&A가 삼성물산 건설부문 실적 하단에 맞춘 셈이다.
삼성E&A 관계자는 “12년만에 재가동한 주주 환원 정책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부분이 있어야 하고, 자사주 소각은 경영진이 판단할 주주 환원 정책의 옵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