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면세점 위기론…3분기 '어닝쇼크' 전망

2024-10-14

[FETV=김선호 기자] 국내 면세점이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어닝 쇼크(Earning shock)’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객단가(인당 평균매입액)’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출혈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업계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객단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요 대기업 면세점의 생존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업체의 경우 높은 임차료 부담을 시내면세점 수익을 통해 방어했지만 이러한 구조를 이어갈 수 없는 여건”이라고 밝혔다.

면세점은 2020년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매출을 발생시키기 힘들었다. 국내 면세시장의 양강 업체인 롯데·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모두 2020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같은 상황이었다. 후발주자인 현대면세점인 현대디에프는 설립 이후 지속되는 적자로 결손금이 누적돼갔다. 이 가운데 면세점으로서는 방역 지침 완화 등 ‘리오프닝’을 기대하며 생존을 이어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 과정에서 이러한 위기가 가시화됐다. 인천국제공항은 2020년 초 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지만 현대디에프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자가 사업권을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재입찰 공고를 냈지만 유찰되는 과정을 거치다 2023년에서야 최종 운영사업자을 선정할 수 있었다. 이때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 수 연동 방식으로 체제을 전환했다. 실제 발생한 매출과 별개로 여객 수가 증가하면 사업자가 제시한 객단가에 맞춰 임대료가 높아지는 구조다.

최근 국내 면세점의 위기는 이러한 여객 수 연동 방식의 임대료 체제로 인해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객단가가 이전만큼 발생하고 있지 않다.

이를 여객 연동 방식의 임대료에 적용하면 면세점은 여객 수 증가에 따른 임차료 부담은 커지지만 기대만큼 매출 증가하지 않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리오프닝을 기대했던 면세점으로서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게 된 모습이다.

2019년에도 인천공항점 운영으로 올리는 수익은 크지 않았다. 다만 임차료 부담으로 출혈이 발생해도 이를 시내면세점으로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시내면세점도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코로나19에 이어 올해에도 영업 면적 축소가 이뤄졌다.

인천공항점을 운영하지 않는 롯데면세점도 비상경영 체제를 도입하고 영업면적과 조직축소에 나선 것을 보면 국내 면세시장 전반에 걸쳐 ‘적신호’가 켜진 양상이다. 인천공항에 입점하지 않으면 매출 타격, 입점한 경우 임차료 부담이 생기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형국이다.

물론 면세점 운영 사업자마다 온도 차는 존재한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각 사업자가 제시한 입찰가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현대디에프가 낮은 입찰가를 제시해 선정돼 상대적으로 임차료 부담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대백화점그룹 2024년 상반기 IR자료에 따르면 공항면세점 운영 확대에 따른 FIT와 내국인 비중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고 영업적자가 전년대비 75억원 개선됐다. 다만 적자경영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예상했던 것보다 면세점의 객단가가 나오지 않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인천국제공항공사 또한 면세점 운영 사업자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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